[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중소기업의 경쟁력과 자생력 확보를 돕기 위한 제조 혁신 노하우 공유에 두 팔을 걷어 붙였다. 이들 업체들의 지속가능한 경영 체계 구축을 위해 제조현장 혁신, 판로개척, 인력양성 등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4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막한 '2022 스마트비즈엑스포'에서 박준하 삼성전자 스마트공장운영팀장은 "가장 특징적인 부분은 삼성전자의 국내외 공장을 셋업하고 오퍼레이션했던 현직 제조전문가 200명이 전담해 중소기업 현장 지원에 나선다는 것"이라며 "자금 부분은 600억원을 마련해 투입하고 있고 엑스포라든지 글로벌 홍보, 인력양성에 연간 20억원 규모의 추가 재원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박준하 삼성전자 스마트공장운영팀장이 4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2 스마트비즈엑스포'에서 삼성전자의 중소기업 지원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조재훈 기자)
삼성전자는 2015년부터 2021년까지 총 2811여개사에 스마트공장 구축을 지원했다. 올해 지원받을 업체를 포함하면 3000개사가 넘는다. 업종별로 보면 생활용품, 식음료, 기계, 조선까지 50여개에 달한다. 업체 규모도 500억원 이상의 기업부터 10억원 이하까지 다양하다. 이 모든 기업은 삼성전자 거래 여부와 무관하게 지원된다.
박준하 스마트공장운영팀장은 "우리가 지원하는 스마트 공장의 궁극적인 방향은 지능형 공장"이라며 "스마트 공장이라고 하면 로봇만 움직이는 공장이라고 생각할 수가 있는데 '사람과 사람, 사람과 기계, 기계와 기계'가 데이터를 통해 실시간 소통하는 공장을 뜻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장의 기본적인 체질을 바꿔주고 실시간 데이터로 움직이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자동화로 이어지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스마트공장 지원 사업은 전국 곳곳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실시돼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달 발표한 '대·중소 상생형(삼성)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 사업' 정책 효과 분석에 따르면 도입 기업의 매출액, 고용, R&D투자가 미도입 기업 대비 각각 23.7%, 26.0%, 36.8% 증가했다.
박준하 팀장은 "스마트공장 고도화 뿐만 아니라 앞으로는 ESG도 지원하려고한다"며 "안전한 환경, 에너지 절감, 친환경 소재 사용 등 내부 전문가 10명 정도로 시작해 지원에 나설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궁극적인 목표는 근로환경 개선, 온실가스 배출 감축 외에도 설계 디자인 인력을 투입해 제품 포장을 친환경적으로 탈바꿈시키고 사출물의 재생을 돕는 등 다양화 시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의 스마트 공장 지원 사업에 참여한 중소기업 부스 전경. (사진=조재훈 기자)
이날 행사장에는 생활용품, 식음료, 의료보건, 산업소재 등 다양한 분야 95개 기업이 참가해 자사 제품과 기술을 바이어들에게 선보였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2년 연속 스마트비즈엑스포에 참가한 이상곤 NF 대표는 "스마트공장 지원이 완료된 후에도 지속적인 사후 관리를 받고 있다"며 "삼성 지원으로 제작한 홍보 영상을 적극 활용해 올해 5월 브라질 바이어와 5년간 8400만 달러(약 1200억원) 규모의 산소발생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쾌거를 이뤘다"고 말했다.
친환경 산업용 필름 전문기업인 '화진산업'은 스마트비즈엑스포에 올해까지 연속으로 4회째 참여했다. 화진산업은 2020년 2월 마스크 대란 발생 당시 삼성의 신규 설비셋업, 금형 제작, 필터 공급처 연결 등을 지원받아 생산성을 50% 높였다.
전통식품 사업 부문에서도 삼성전자의 지원 사업이 성과를 냈다는 점이 관심을 끌었다. 김한나 천년홍삼 이사는 "삼성의 스마트 공장 지원 사업을 통해 올해 매출이 작년 추석 대비 10배 상승했다"며 "제품을 만들때 사람이 깎고 바늘도 찌르는 작업을 수행하는데 단순작업을 20~30명의 직원이 해왔던 것을 2명이 할 수 있게 된 셈"이라고 말했다.
김한나 천년홍삼 이사가 삼성전자의 스마트공장 지원 사업의 효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조재훈 기자)
그는 이어 "사람이 그대로 했다면 주문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을 것"이라며 "생산력이 증대되고 해당 작업을 수행하던 인력이 단순 작업이 아닌 일을 함으로써 회사 내부적으로도 삼성 사업이 좋은 기회가 됐다"고 평가했다. 한켠에 부스를 꾸린 이규봉 웬떡마을영농조합 대표도 "삼성전자의 사업 덕분에 매출이 크게 늘고 점포를 늘리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2016년 시작해 올해로 6회를 맞는 '스마트비즈엑스포'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주최하고, 삼성전자·중소기업중앙회가 공동 주관한다. 박 팀장은 "앞으로도 스마트 공장 뿐만 아니라. 홍보, 판로개척, 인력양성, 스마트공장 고도화, ESG 지원까지 국내 제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