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대한항공(003490)이 공시한 항공기 구입 가격과 실제 시장에서 팔리는 항공기 가격 차이가 ‘조’ 단위인 것으로 드러났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대한항공 경영진은 이에 대한 설명을 국회에서 밝혀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020560)이 항공기 구매 리베이트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데 이를 알고 있느냐”고 물으면서 질의를 시작했다.
김 의원은 “대한항공이 공식적으로 공시한 항공기 구입 가격은 실제 구입 가격과 상이하다”며 “그 차이는 무려 ‘조’ 단위이고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와 차액의 행방이 어디로 갔는지를 대한항공 경영진이 국회에 출석해 소상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선거법 개정을 위한 영남권 합동토론 및 결의대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
이어 김 의원은 “대한항공은 2015년 에어버스 A321네오 30대, 보잉737-800맥스 30대, B777-300ER 3대를 77억1120만달러, 한화로 8조7000억원을 들여 구입했다고 공시했는데 의원실에서 조사한 결과, 대한항공이 구입한 항공기의 실제 가치는 이에 절반도 채 되지 않는 33억달러(약 4조원)에 불과하다”고 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대한항공이 2019년 계약한 B787 30대 구입 가격은 63억900만달러(약 8조8000억원)이다. 그런데 비슷한 시기 일본아나항공이 B787 12대를 19억달러(약 2조원)에 구입했다. 일본아나항공이 B787 24대를 구입해도 38억달러에 불과하고, 비슷한 대수를 구입한 대한항공의 절반 수준이다.
에어버스 리베이트 사건은 2016년 프랑스 검찰이 수사하면서 실체가 드러났다. ‘유럽 최대 부패 스캔들’로 불린 에어버스 수사 과정에서 대한항공 연루 정황도 드러났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