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충돌에 글로벌 배터리 공급망 확대 '총력전'

(배터리 업계, 원자재 확보 매진②)북미·호주 등 발넓혀…국산화도 추진

입력 : 2022-10-11 오전 6:00:10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미국과 중국의 충돌로 국내 업체들이 배터리 공급망 형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북미와 호주 등에 공급망을 넓히고 '탈중국'으로 보이는 행보도 보이는 중이다. 소재를 국산화하는 시도 역시 잇따르고 있다.
 
지난 3월26일 볼리비아 유우니 소금사막에서 리튬 추출을 위한 증발못들이 보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11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캐나다 광물업체 일렉트라, 아발론, 스노우레이크와 각각 업무협약을 맺고, 배터리 핵심 원재료인 황산코발트·수산화리튬 등을 공급받기로 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오는 2023년부터 3년 동안 일렉트라의 황산코발트 7000톤, 2025년부터 5년간 아발론 수산화리튬 5만5000톤, 10년 동안 스노우레이크로부터 20만톤을 공급받는다.
 
북미 외에도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중이다. 구체적으로는 △독일 벌칸 에너지와 5년간 수산화리튬 4만5000톤 △호주 라이온타운과 5년간 수산화리튬의 원재료인 리튬정광 70만톤 △캐나다 시그마리튬과 6년간 리튬정광 69만톤 △세계 1위 리튬 보유국인 칠레의 대표 리튬 업체 SQM과 9년간 수산화·탄산리튬 5만5000톤 등이 있다.
 
SK온 역시 최근 호주 ‘글로벌 리튬’과 리튬의 안정적 수급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리튬 정광을 장기간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내용이다. 또 글로벌 리튬사가 추진하는 생산 프로젝트에 지분을 매입할 기회도 얻게 된다. 양사는 광물 채굴, 리튬 중간재 생산 등 배터리 밸류체인 내 추가적인 사업 기회를 모색할 계획이다. 글로벌 리튬사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호주 내 2개 광산의 리튬 매장량은 50만톤으로 추정된다.
 
SK온은 생산 확대를 뒷받침하고 지정학적 불안정성에 대처하기 위해 배터리 핵심 원소재의 공급망을 꾸준히 강화해왔다. 글로벌 리튬과의 협력 외에도 호주, 캐나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에서 원소재 확보 노력을 지속 중이다.
                            
지난 6월에는 포스코(005490)홀딩스와 양해 각서를 체결하며 배터리 원소재부터 양·음극재, 리사이클 등 밸류체인 전체에 걸쳐 공동으로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협력키로 했다. 2019년에는 글로벌 1위 코발트 생산업체인 스위스 글렌코어와 지난 2020년부터 2025년까지 6년간 코발트 3만톤을 구매하는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삼성SDI는 중국 간펑리튬에 보유하던 지분 2374만6000주 중에서 절반 이상인 1662만2000주를 매각했다. 삼성SDI의 관계자는 "매각으로 발생한 금액은 다른 공급망에 투자할 것"이라며 "간펑리튬으로부터 받는 리튬의 양은 줄어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외국에만 구하는 게 아니라 국내에서 소재를 국산화하려는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OCI(010060)포스코케미칼(003670)의 합작사 피앤오케미칼은 2023년 7월에 고연화점 피치 공장을 준공하기로 했다.
 
고연화점 피치는 2차전지의 충전·방전 효율 향상과 배터리 수명을 늘리기 위해 음극재 표면 코팅용으로 주로 사용된다. 그동안 국내에는 고연화점 피치 생산 업체가 없어 전량 수입에 의존해왔다.
 
아울러 율촌화학(008730)은 LG에너지솔루션과 제너럴모터스(GM)의 합작사인 미국 '얼티엄셀즈'와 리튬이차전지 제조용 알루미늄 파우치 공급계약을 맺었다고 최근 공시했다. 규모는 1조4871억원으로 지난해 매출액의 276%에 해당한다. 계약 기간은 2023년 1월1일부터 2028년 12월31일까지로 잡혀있다.
 
리튬이온배터리 파우치형 필름의 경우 대부분 일본산 필름에 의존해왔다가 이번에 국산화되고 판매까지 이뤄지는 것이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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