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의원 면책특권 폐지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
[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10일 국회의원 특권인 '면책특권'을 폐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5선으로 국민의힘 최다선 의원 중 한 명인 조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앞으로는 국회의원 직무상 발언이라 하더라도 명백한 범죄행위를 하거나 고의로 타인의 명예를 훼손시키고 사회 혼란을 일으킨다면 '직무상 행위'가 아닌 것으로 보고 처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조 의원은 "지금 국회는 면책특권 뒤에 숨어서 상대 정파를 공격하고 막무가내식 비방과 선동으로 국민을 혼란과 분열의 늪으로 밀어넣고 있다"며 면책특권 폐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회의원에 대한 외압을 막으려 만들어진 면책특권이 이젠 국민을 피해자로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면책특권은 17세기 영국 절대군주로부터 의원을 보호하려는 제도로 출발했다"며 "국회의원에게 권력을 주겠다는 것이 아니라 행정부나 사법부의 탄압으로부터 자주적 입법권을 지키겠다는 것이었고, 우리 헌법 역시 국회의원 개인의 권력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 권한이 훼손돼선 안된다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면책특권 폐지 대신 국회 스스로 자정 노력을 하겠다면서 국회 윤리위원회를 만들었지만 전혀 그 기능을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 뒤 "헌법이 부여한 면책특권을 국회의원 스스로 파괴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국민의 심정이 얼마나 답답하겠느냐"고 강조했다.
조 의원은 "면책특권을 준 것은 외부의 압력에 흔들리지 말고 양심에 따라 국가와 국민의 이익을 위해 의사 표현을 하라는 것인데, 국회가 최근 보여준 모습이 진짜 양심에 따라 국민의 이익을 위해 의사 표현을 했는지 스스로 가슴에 손을 놓고 생각해봤으면 한다"고 면책특권 폐지의 필요성을 재차 언급했다.
회견 이후 기자들을 만난 조 의원은 "이번 국정감사를 보면서 참으로 실망을 많이 했다"며 "지난 1년 동안 정부가 잘하거나 못했던 것, 예산 효용성을 어떻게 높일지 등 국정과 관련된 것을 감사해야 함에도 여야가 정쟁에만 몰두해있는 모습을 보면서 국회의원의 특권을 방치해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번 제안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염두에 둔 것인지를 묻자 "양심에 찔리는 분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특정인을 말씀 드리는 것이 아니라 특권에 숨지 말자는 경고의 메시지"라고 했다. 그는 "여야가 말로만 개혁을 부르짖지 말고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며 "이재명 대표도 제 기자회견에 응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면책특권을 폐지하면 정쟁에 대한 거친 언어나 표현, 주장이 많이 사라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관철될 때까지 주장하겠다"며 "여당 지도부든 야당 지도부든 응답해야 하고, 범국민적 목소리와 언론인의 관심도 매우 중요하다"고 관심을 당부했다.
한편 조 의원은 차기 당권 도전 의사를 묻자 "여러 의견을 듣고 있고 10월 하순 경 제 입장을 분명하게 하겠다"며 당권 도전의 길을 열었다. 그는 "국민의힘이 국민에게 힘을 주지 못하고 힘을 빼는 정당의 모습은 참으로 실망스러워 새로운 정치개혁을 통해 일신하는 모습을 보이도록 하겠다"고 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