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당대표 선거 결선에 진출한 이정미·김윤기 후보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의당 제7기 신임 대표단 선출 보고대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창당 이래 최대 위기를 겪고 있는 정의당이 재창당 쇄신을 주도할 차기 당대표를 뽑는 선거에서 이정미·김윤기 후보를 대상으로 결선투표를 진행한다. 당선이 유력했던 이정미 후보가 당 재건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지지를 호소했지만 과반 득표에 실패하면서 김 후보와 결선투표에서 다시 맞붙게 됐다. 새로운 당대표는 오는 23일부터 결선투표를 거쳐 28일 최종 확정될 방침이다.
정의당은 19일 오후 국회에서 ‘제7기 신임 대표단 선출보고대회’를 열고 이 후보와 김 후보를 대상으로 결선투표를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20대 국회의원과 정의당 대표를 지낸 이 후보는 총 득표수 4773표(49.91%)로 1위를 차지했지만 과반 획득에는 이르지 못했다. 당 부대표와 대전시당위원장을 지낸 김 후보는 1689표(17.66%)로 2위를 기록했다. 1·2위 격차가 큰 편에 속했지만 정의당은 1위 후보자가 과반 이상을 득표하지 않을 경우 2위 후보와 결선투표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음에 따라 정의당은 결선투표를 진행, 차기 당대표 최종 선출에 돌입한다. 두 후보자에 이어 조성주(12.09%), 정호진(11.78%), 이동영(8.56%) 후보가 3~5위를 기록했다.
당초 정치권에서는 이 후보가 1강 대세론을 형성한 만큼 당선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이 후보는 불과 0.09%포인트 차이로 과반 득표에 실패했다. 당내에서는 이 후보를 포함해 5명의 후보가 당대표 자리를 두고 다퉜던 만큼 표심이 분산돼 이 후보의 과반 득표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레 흘러나오던 차였다. 이 후보도 선출보고대회 결과 브리핑을 마친 뒤 “저의 절박함이 0.09% 부족했나 보다”라며 “정의당의 혁신을 위해 더 많은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두 후보 중 선출될 신임 당대표는 오는 2024년 총선 승리와 함께 재창당 수준의 당 쇄신을 이끌어야 할 지상과제를 떠안게 된다. 정의당은 지난 대선에 이어 6·1 지방선거에서 참패하면서 비례대표 의원 총사퇴 당원 요구까지 나올 정도로 극심한 위기를 겪었다. 당내에서는 진보정치의 상징과도 같던 심상정 의원의 책임이 거론되기도 했다. 조국 전 장관에 대한 옹호 등 일련의 사태를 거치면서 정의당은 민주당과 차별점을 찾지 못해 ‘민주당 2중대’라는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비정규직 노동자 등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대신 귀족노조 지적을 받는 민주노총 옹호에 전력했고, 페미니즘마저 당을 감싸면서 대중적 시선과 멀어졌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타나는 정의당 지지율은 2~3% 수준이다.
선거 연패로 국고 보조금을 받지 못해 곳간 사정도 어려워졌다. 당직자 급여, 사무실 운영비 등을 충당하기 위해 의원들이 여러 차례 신용대출을 받았을 정도로 상황이 악화됐다. 핵심 인사들도 당을 떠났다. 정의당 첫 대표를 맡았던 천호선 노무현재단 이사, ‘땅콩회항’으로 이름을 알려진 박창진 전 부대표 등도 줄지어 탈당했다. 이에 지난 9월 제11차 정기당대회에서 ‘내년까지 재창당’을 결의하며 당 쇄신의 고삐를 다잡았다. 새로운 지도부는 차기 총선 준비에 앞서 노선 재정립 등 재창당이라는 중대한 과제를 추진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이 후보와 김 후보는 결선투표에 돌입하면서 당의 새로운 노선 정립과 재창당 방향 등을 놓고 치열한 대결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인지도가 강점인 이 후보는 이탈한 당심을 모으기 위한 신뢰의 리더십을 부각해왔다. 반면, 25년 정치이력 대부분을 대전에서 보낸 김윤기 후보는 지역을 잘 아는 후보임을 강조하며 밑바닥 표심을 끌어모았다.
한편, 이날 당부대표로는 이기중 전 서울 관악구의원과 이현정 전 정의당 기후위기대응본부장이 당선됐다. 청년정의당 대표에는 김창인 정의당 남양주갑 지역위원장이 선출됐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