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민주당이 20일 국정감사에 복귀하기로 결정했다. 당 지도부의 결정에 따라 이날 열리는 국정감사 총 8개 중 7개 상임위가 순조롭게 재개됐다. 이날 열릴 예정이었던 국정감사 중 대검찰청 국정감사가 예정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윤석열정부와 국민의힘에 민주당사 압수수색 시도 중단, 강백신 서울중앙지검 반부패3부장 징계, 이원석 검찰총장 대국민 사과 등을 조건으로 내걸며 수용하지 않으면 국정감사 재개에 응할 수 없다고 하면서 여야간 갈등의 중심에 섰다. 

 

그러자 법사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민주당 의원들의 참여를 촉구하다 이날 오후 3시경 여당 단독으로 개의를 선언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국민의힘 소속 김도읍 법사위원장에게 “개의 중단하라”, “야당탄압 규탄한다”고 국정감사장에 몰려들어 항의하면서 양측 간의 대치가 이어지다 결국 30분 만에 감사가 중단됐다.

 

이수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오늘 민주당 의원들은 국정감사에 참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앞서 검찰은 전날 이재명 대표 최측근인 김용 민주원 부원장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도 이뤄졌다. 이후 추가 증거 수집을 위해 민주연구원이 있는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 진입을 시도했지만 대치 끝에 민주연구원 압수수색에는 실패했다. 당시 민주당 의원들은 박홍근 원내대표 지시로 국정감사를 중단하고 당사로 집결해 검찰을 막아선 바 있다. 

 

하지만 민주당이 이날 복귀하기로 결정하면서 국정감사가 순조롭게 재개하는 모양새다. 민주당 지도부의 결정에 따라 이날 열린 △정무위원회 △외교통일위원회 △국방위원회 △행정안전위원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보건복지위원회 등 7개 상임위가 예정대로 국정감사를 재개했다. 이들 상임위 중 국방위원회는 충청남도 계룡시에 위치한 계룡대, 논산에 위치한 국방대학교 현장시찰에 돌입했다. 또 대전광역시청·대전경찰청·광주광역시·광주광역시경찰청 등을 대상으로 지역에서 국정감사를 진행하기로 되어 있던 행안위 역시 국정감사를 재개했다. 외통위 소속 여야 의원들의 경우 미국과 호주에 위치한 대사관·총영사관 국정감사를 위해 해외로 이미 출국해 당 상황과 무관하다. 

 

국정감사 개의를 두고 여야 갈등의 중심에 선 것은 법사위였다. 이날 법사위는 대검찰청을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가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법사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검찰이 전날 민주당사를 압수수색 시도한 것에 항의하며 윤석열정부와 국민의힘에 △민주당사 압수수색 중단 △강백신 서울중앙지검 반부패3부장 즉각 징계 △이원석 검찰총장 대국민 사과 등 3가지 사항을 요구한 뒤 “수용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국정감사에 응할 수 없다”고 했다.

 

민주당 간사인 기동민 의원은 법사위 국정감사장 앞에서 이 같은 내용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며 “검찰의 압수수색은 협치와 통합, 민생정치 포기 선언”이라며 “향후 국정감사 중단 등 파행 책임은 전적으로 윤석열 대통령과 정치검찰에 있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국민의힘 간사인 정점식 의원은 오후 3시에 개의할 것을 민주당 측에 제의하면서 민주당이 참여하지 않는다면 여당 단독으로 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국회법 제52조 ‘위원회의 개회’에 따르면 재적위원의 4분의1 이상의 요구(5명)가 있으면 회의를 열 수 있도록 돼 있는데, 이에 따라 국정감사를 열수 있다는 게 국민의힘의 설명이다. 김도읍 위원장이 오후 3시5분쯤 개의 선언을 하자, 이 소식을 접한 민주당 의원들이 “일방 강행되는 게 어딨냐”, “야당탄압 중단하라”, “김건희도 구속하라” 등과 같은 구호를 외치며 김 위원장을 둘러싸 항의하며 장내는 소란스러워졌다. 김 위원장은 “오늘 국정감사를 실시하지 않을 이유가 전혀 없다”, “그럼 죄를 짓지를 말든가” 등과 같은 발언을 하며 회의를 강행했다. 

 

 

법사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당초 이날 오후 4시에 용산에 위치한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 방침이었느나, 여당이 단독으로 개의하자 민주당이 대거 항의하면서 양측 간의 대치가 이어졌다. 민주당의 항의가 계속되자 김 위원장은 오후 3시36분쯤 감사 중지를 선언했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