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서울 마포 광역자원회수시설 추가 설치를 반대하는 마포구 주민들이 공람 의견서 약 2만부를 서울시에 제출했다. 우편·팩스 등으로 서울시에 직접 제출된 의견서도 약 7000부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마포 소각장 백지화투쟁본부는 21일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소각장 설치를 반대하는 주민들이 작성한 공람 의견서 1만8046부를 18개 박스에 나눠 담아 입지선정위원회에 전달했다.
이날 의견서 제출에 동참한 마포 주민은 "별표로 다 가려진 반쪽짜리 공람 자료로 판단하기에도 마포 지역에 소각장을 원플러스원으로 몰아 넣을 이유를 찾을 수 없다"며 입지선정위원회의 결정도 독립적이고 공정하다고 믿을 근거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입지선정위원회의 검토 대상은 서울 전체였기 때문에 후보지 윤곽도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마포 주민을 포함할 수 없었다는 것이 서울시의 입장이다. 시는 지난 18일 오후부터는 자원회수시설 홈페이지에 회의록을 모두 공개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5일부터 이달 6일까지 소각장 입지후보지 타당성 조사과정과 결과 개요를 일부 공개하는 공람을 진행했다. 지난 5일에는 서울시가 주민 설명회를 열 예정이었으나 주민들의 격한 반발에 부딪힌 데다 공람 기간이라는 점 등을 반영해 이를 한차례 연기했다.
입지선정위원회는 주민 설명회에서 자원회수시설 입지 후보지 선정 과정과정과 주민 요구에 따른 위원회 회의록 비공개 부분을 추가로 공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 18일 열린 주민 설명회도 주민들의 고성과 몸싸움 등으로 결국 무산됐다. 대규모 주민설명회가 당분간 열리지 못 할 것으로 예상되자 서울시는 그날 공람 자료를 홈페이지에 모두 공개했다.
고석영 서울시 자원회수시설추진반장은 "의견서 분류 작업을 거쳐 입지선정위원회에 전달할 예정"이라며 "대규모 설명회는 어렵지만 경로당, 학교 등 소규모의 찾아가는 설명회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2019년 5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소각장 후보지를 공모했다. 그러나 소각장이 대표적인 기피시설이라는 인식 탓에 공모에 참여하겠다고 나선 자치구는 한 곳도 없었다. 이에 서울시는 2020년 별도의 조직인 입지선정위원회를 꾸리고 소각장 후보지 선정 작업에 들어갔다. 지난 8월31일 입지선정위원회는 기존 마포자원회수시설 부지를 최적 입지 후보지로 선정했다.
부지 선정은 입지·사회·환경·기술·경제 등 5개 분야 28개 항목에 대한 평가로 이뤄졌다. 여기서 마포구는 소각장 영향권인 300m 이내 거주민이 없고, 기존 시설이 있어 도시계획시설 등의 절차가 필요 없는 점과 토지 취득 비용이 들지 않는 시유지라는 점에서 94.9점의 높은 점수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마포 소각장 백지화 투쟁본부'가 21일 서울시청 앞에서 주민 의견서를 박스에 담아 시에 제출할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윤민영 기자)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