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분향소 찾은 국민의힘 "추궁 아닌 추도의 시간"

정진석 "너무 비통한 마음…뭐라 표현하기 어렵다"

입력 : 2022-10-31 오전 11:07:16
31일 서울광장에 설치된 이태원사고 사망자 합동 분향소(사진=뉴스토마토)

[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는 31일 대규모 사상자를 낸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했다.
 
이날 오전 9시50분쯤 서울광장에 설치된 합동분향소를 찾은 비대위는 시민들과 함께 조문하기 위해 줄을 서며 기다린 끝에 헌화했다. 앞서 온 시민들의 헌화와 조문 이후, 10시2분쯤 정진석 비대위원장이 대표로 흰 국화를 받았고 함께 한 비대위원들과 묵념했다.
 
정 위원장은 조문록에 "못다 핀 꽃잎처럼 떠난 젊은이들의 영전에 깊은 애도의 마음을 올린다. 더 안전한 대한민국을 위해 철저히 노력하겠다"고 적었다.
 
침통한 표정으로 조문록을 작성한 정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너무 비통한 마음이다. 뭐라 표현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앞으로 당 차원의 수습계획과 관련해 "아침 비대위 회의에서 말씀드린 대로 우리 안정망 시스템을 철저하게 점검해 볼 필요가 있겠다"며 "이번 예산 국회를 통해서도 점검된 내용을 가지고 보완해야 될 문제다. 예산 편성 문제 등 골고루 점검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전했다. 이어 "정부가 사태 수습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에 정부에 협력하는 것이 매우 필요하다"며 "애도 기간은 슬픔을 함께 나누고 기도해야 하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의 발언이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있다는 질문에는 "지금은 추궁의 시간이라기보다 추도의 시간"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여야를 중심으로 이 장관의 발언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이 장관은 전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긴급회의 결과 브리핑에서 "경찰이나 소방 인력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었던 문제는 아니었다"며 안일한 인식과 함께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아울러 "어제(29일) 잘 아시다시피 서울 시내 곳곳에서 여러 가지 소요와 시위가 있었다"면서 "이런 곳으로 경찰 경비 병력이 분산됐던 측면이 있었다"고 했다.
 
현장에서 만난 한 시민(70대)은 "이틀 동안 TV를 보고 너무 마음이 아파서 파주에서부터 달려왔다"고 했다. 눈이 붉게 충혈된 한 남성(93년생)은 "사고 전날에도 이태원을 찾았고, 사고 날에도 가려고 했는데 약속이 취소돼서 못 갔다"며 "내 일이 됐었을 수도 있겠다 생각하니 아찔하다"고 침통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지인의 여자친구 분은 실제 피해자"라며 "모두가 충격에 휩싸여 있다. 일상생활도 힘들다고 한다"고 전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이날 오전 9시30분쯤 합동분향소를 찾아 헌화하고 묵념했다. 조문에는 김대기 비서실장,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김용현 경호처장, 이관섭 국정기획·이진복 정무·강승규 시민사회·김은혜 홍보·최상목 경제·안상훈 사회수석 등 대통령실 수석과 비서관급 참모진이 동행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조문 외에 공개일정을 잡지 않고 사고 수습에 주력한다.

31일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합동 분향소를 찾아 조문록을 남겼다.(사진=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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