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최근 은행권의 수신고객 유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우대금리 마케팅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사들의 지나친 마케팅에 소비자들이 우대금리 효과를 오인한 채 금융상품에 가입할 수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31일 금융감독원이 운영하는 금융상품통합비교공시 '금융상품한눈에'에 따르면 은행권 적금 가운데 우대금리 기준 가장 이자율이 높은 상품 중 하나는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의 '코드K 자유적금'이다. 기본금리는 연 3.7%인데, 조건부 우대금리를 포함해 최고 10% 이자를 준다.
다만 최고 우대금리를 받기 위해서는 조건이 까다롭다. 케이뱅크에 따르면 이날까지 진행된 신규고객 대상 '금리우대 코드 룰렛 이벤트'에 당첨돼야 한다. 이번 이벤트에는 총 10만개의 우대금리 코드가 발행되는데, 최고 금리혜택(6.3%p)에 배당되는 당첨 코드수는 1000개에 불과하다. 전체 이벤트 참여 고객의 0.1% 수준이다.
케이뱅크의 '핫딜적금 x 우리카드' 상품의 경우 기본금리는 연 1.80%로 최고 금리 중 조건부 우대금리를 포함해 연 10% 금리를 제공한다. 10%의 적금을 적용받으려면 핫딜적금 가입 후 익익월 말까지 우리카드로 20만원 이상 이용 실적(금리 4.2%p 우대)을 충족하거나, 만기 전전월 말까지 지정 카드로 240만원 이상 이용 실적(금리 5.7%p 우대)이 있어야 한다.
IBK기업은행 'IBK탄소제로적금(자유적립식)'은 기본금리 3%에 조건부 우대금리 4%p를 포함해 최고 연 7% 이자를 준다.
기업은행(024110)의 최초거래고객 우대금리 1.0%p, 지로·공과금 자동이체 우대금리 1.0%p 외 에너지 절감 우대금리(최고 2.0%p)를 받기 위해서는 적금가입월부터 10개월 동안 적금가입월의 전기사용량(kWh) 대비 월별 전기사용량(kWh) 절감횟수가 연 5회에 달해야 한다.
전북은행 'JB 카드 재테크 적금(정기적립식)'도 기본금리가 2.5%에 우대금리를 포함하면 연 7% 금리를 제공한다. 예금신규월부터 만기일 전전월까지 JB카드를 1000만원 이상 써야 우대금리 4%p를 받을 수 있다. 월 불입 한도인 최대 50만원을 1년간 전북은행에 불입하면 세전이자는 42만원이다. 42만원을 받기 위해 1000만원을 써야하는 셈이다.
광주은행의 '행운적금'은 연 최고 13.7%의 금리를 제공한다. 최고 우대금리가 10%p에 달하지만 혜택을 받기는 '하늘의 별 따기' 만큼이나 어렵다. 적금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매주 월요일 6개의 행운번호를 배정하고, 매주 금요일 추첨을 통해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식이다.
이 때문에 특성 성격의 적금 상품 가입시 약관과 상품 설명서를 통해 우대금리 지급 조건을 꼼꼼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최근 예적금 특판 상품의 우대금리 적용과 관련해 소비자 불만은 지속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주요 민원 내용을 보면 △복잡한 우대금리 달성 조건 △상품 설명 부족으로 우대금리 착오 △낮은 우대금리 수준 △가입한도 제한 등으로 인한 실질혜택 미미 등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대금리 지급 조건 충족 가능성과 납입 금액, 예치 기간 등을 반영한 실질 혜택을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진=뉴시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