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윤 대통령, 이주호 임명 수순 돌입…14번째 강행

야당 "문제 너무 많아" 부적격자 판단…딸 이중국적·이해충돌 논란
문재인정부보다 2배 많은 '임명 강행', 인사참사로 이어지며 여론 악화

입력 : 2022-11-03 오후 3:58:26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달 28일 오전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 강행 수순에 돌입했다. 지난 5월 새정부 출범 이후 국회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되는 14번째 고위 공직자로 기록될 가능성이 커졌다. 
 
윤 대통령은 2일 국회에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했다. 재송부 기한은 4일까지로, 국회가 이날까지 보고서를 송부하지 않으면 윤 대통령은 5일부터 국회 동의 없이 이 후보자를 교육부 장관으로 임명할 수 있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국회는 임명동의안 등이 제출된 날로부터 20일 이내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해야 한다. 다만 기한 내 보고서 채택이 불발된 경우 대통령은 10일 이내의 기간을 정해 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할 수 있다.
 
현재로서는 여야 합의로 4일까지 경과보고서가 채택될 가능성은 사실상 전무하다. 야당은 여전히 이 후보자에 대한 반대 기류가 강하다. 국회 교육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김영호 의원은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지금 이 후보자에 대해서 교육계가 크게 우려하고 있고, 여론도 좋지 않다. 이해충돌 문제, 딸 문제, 자료 제출도 제대로 안 했고 너무 문제가 많다"며 "그렇다고 후보자가 직접 나서 (야당을)설득하려는 의지도 안 보인다. 결국 윤 대통령이 최종적으로 임명을 강행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지난달 28일 오전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여야 간사인 이태규(오른쪽) 국민의힘 의원과 김영호 민주당 의원이 논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야는 지난달 28일 진행된 이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공방을 벌였다. 야당은 이 후보자 딸의 이중국적 문제와 사교육업체 출연금 지원 논란 등을 집중 추궁했다. 특히 이 후보자가 이명박정부 시절 추진한 자율형 사립고 정책에 대해서도 비판을 쏟아냈다. 이 후보자는 이명박정부 당시 교육과학문화수석과 교육과학기술부 차관·장관을 지냈다. 반면 여당은 이 후보자를 엄호하며 문재인정부 동안 증가한 사교육비 등을 문제삼았다. 결국 지난달 31일까지였던 첫 경과보고서 채택 시한을 넘겼다.
 
이 후보자가 임명되면 여야 대립의 또 다른 불씨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지난 5월 새정부 출범 이후 수차례 국회 동의 없이 임명을 강행하며 야당의 반발을 샀다. 윤 대통령이 지난 9월 이원석 검찰총장,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에 대한 임명을 재가하자 민주당은 즉각 "끝없는 인사 참사에도 한치의 반성 없이 불통 폭주를 이어가겠다는 선언"이라며 "검찰공화국을 완성하고, 재벌 대기업 위주의 시장 질서를 강화하겠다는 윤 대통령의 아집"이라고 맹비난했다.
 
출범 6개월 차에 접어든 윤석열정부에서 그간 국회 경과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된 인사만 13명(차관급 1명 포함)에 이른다. 구체적으로 박진 외교부 장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한동훈 법무부 장관,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김창기 국세청장, 박순애 전 교육부 장관, 김승겸 합참의장, 김주현 금융위원장, 윤희근 경찰청장, 이원석 총장, 한기정 위원장이다. 이 가운데 박순애 전 장관, 김창기 청장, 김승겸 의장, 김주현 위원장 등 4명은 국회 청문회도 거치지 않고 임명됐다.
 
박순애 당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8월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서 거취와 관련한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는 출범 첫 6개월 동안 김상조 당시 공정거래위원장을 비롯해 강경화 외교부 장관, 김현미 국토부 장관, 송영무 국방부 장관, 김상곤 교육부 장관, 이효성 방통위원장, 홍종학 중기부 장관 등 7명의 임명을 강행한 문재인정부와 비교해 두 배 가까이 많은 수치다.
 
무엇보다 윤 대통령의 임명 강행은 이후 인사참사로 이어지면서 낮은 국정 지지도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만취운전·논문표절·갑질 논란의 중심에 섰던 박순애 전 장관이 대표적이다. 박 전 장관은 '만5세 취학'을 언급했다가 여론의 거센 반발에 직면하며 결국 임명 35일 만에 사퇴했다. 임명은 불발됐지만 나란히 '아빠 찬스' 논란을 낳았던 정호영 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김인철 전 교육부 장관 후보자, 부동산 갭투자와 편법 증여 의혹에 휩싸였던 김승희 전 복지부 장관 후보자 등도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었다.
 
지난달 28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 직무 수행 부정 평가자들은 경제·민생 살피지 않음(16%), 경험·자질 부족·무능함(11%), 외교(10%), 전반적으로 잘못(7%), 독단적·일방적, 소통 미흡(이상 6%), 통합·협치 부족(5%), 직무 태도(3%) 외에 인사(4%) 문제를 중요한 부정평가 이유로 들었다. 집권 초기에는 인사가 부정평가의 주된 이유를 차지했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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