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의 수입차 선두 다툼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남은 11월과 12월 판매 경쟁이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4일 카이즈유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1월에서 10월 누적 등록대수는 BMW가 6만4511대로 6만3829대의 벤츠를 680여대 차이로 앞서고 있다. 다만, 지난달 판매는 벤츠가 7720대를 기록하며 6755대의 BMW를 다시 앞질렀다.
BMW는 1월 월간 판매 1위에 올랐다가 2∼5월 벤츠에 정상을 내줬다. 이후 6월부터 4개월 연속 1위를 지키며 누적 판매 격차를 1647대까지 벌렸다. 하지만 지난달 다시 1위 자리를 빼앗기면서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아직까지 누적 등록대수는 BMW가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2달남은 연간 누적 판매량에서 벤츠를 누를 경우 2015년 이후 7년 만의 1위 탈환을 하게 된다.
BMW , 뉴 3시리즈 세단, 투어링(사진=BMW)
올해 BMW의 1위 질주는 국내에 안정적으로 물량을 공급하는 동시에 국내시장에서 인기가 많은 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 전동화 모델을 적극적으로 선보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BMW의 차량 판매 유형 비중은 SUV가 약 3만대로 45%, 5시리즈, 3시리즈가 주력인 세단이 2만5000여대로 거의 반반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 벤츠는 E클래스와 S클래스가 4만대가량으로 세단의 의존도가 70% 가까이 달하고, SUV의 판매량은 1만5000대 수준으로 27%대에 그친다.
BMW 관계자는 "판매량이 꾸준히 늘어나는 거를 살펴보면 특정 모델에 판매가 집중되기보다 전 라인에 걸쳐서 골고루 판매된게 좀 크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남은기간 전동화 판매 모델이 승부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BMW는 올해 1~3분기 총 2973대의 전기차를 판매하며 테슬라를 제외한 수입차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2위는 벤츠로 같은기간 2664대를 판매했다.
BMW의 전기차 판매량을 견인한 모델은 중형 세단 i4와 중형 SUV iX3다. 올해 i4는 i4 M50 모델을 포함해 총 1460대 판매됐으며, iX3는 1226대가 판매됐다.
BMW의 신형 전기차 모델 출시는 벤츠의 전기차 판매 라인업과 비교가 된다. 벤츠는 앞서 엔트리모델에 해당하는 전기차 EQA를 출시했다. 아울러 주력모델에 해당하는 EQE와 EQS도 국내에서 이미 판매하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9월까지 EQA와 EQS는 각각 1160대, 1064대 판매됐다.
전기차 판매가 곧장 순위로 반영되면서 기존에 내연기관차 중심으로 형성된 수입차 시장에 전기차가 일종의 '메기' 역할을 할 것이란 의견도 나오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최근 많은 전기차가 공급되고 있어 몇 년 이내에는 수입차 시장도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주도권이 완전히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