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민·당·정 머리 맞댄 '납품단가연동제' 당론 발의…"연내 입법화"

약정서에 납품단가 연동 사항 의무기재…국회 통과시 1년 유예 후 시행

입력 : 2022-11-09 오후 4:51:42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 참석자들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 관련 민당정협의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성일종 정책위의장, 주호영 원내대표,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국민의힘은 9일 납품단가 연동제 법안을 당론으로 채택해 오는 10~11일에 안에 발의키로 했다. 민주당도 전날 납품단가 연동제 법안을 당론으로 발의한 만큼 여야 합의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는 바, 국민의힘은 올해 안에 입법화할 계획이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 관련 민당정 협의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정부의 중소기업 약자를 위한 제1호 법안으로 제출했다는 것에 큰 의의가 있다"며 "내일(10일)이나 모레(11일) 중에 국회에 법안을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납품 대금에 자동 반영토록 하는 납품단가 연동제는 이명박정부 시절인 2008년부터 14년 넘게 논의가 이어져왔지만 정부의 과도한 시장개입 부작용과 형평성 우려 등을 들어 표류했다. 이번 국회는 민생경제특별위원회를 꾸려 지난달까지 입법 처리를 추진했지만 운영 시한을 넘겨 신속처리가 불발됐다. 여야는 적용 업종과 연동 수준 등을 놓고 대립, 이견으로 법안 처리를 하지 못했다.

성 의장은 "이 법안은 그 어느 정부에서도 하지 못했던 법안"이라며 "앞으로 중소기업이 변화하는 경영 환경에서 능동적으로 준비하고 대처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 것에 대해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법이 통과되면 중소기업들이 예측 가능한 경영을 하면서 유니콘 같은 중견 기업이 많이 나올 수 있도록 응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 관련 민당정협의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날 중소벤처기업부, 중소기업중앙회 등과 함께 토의한 국민의힘은 발의할 법안에 납품단가 연동에 관한 사안을 약정서에 기재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수·위탁기업 간 납품단가 연동 약정서를 의무화하고, 일방적인 위력에 의해 기업끼리 합의로 밝혀질 경우 그에 따른 보완책도 준비했다. 다만, 수·위탁기업 간에 납품단가를 연동하지 않기로 합의한 경우는 예외를 적용하기로 했다. 

또 법안에는 납품단가 연동에 관한 기업 간 분쟁이 발생했을 경우 정부에 조정 신청 시, 중기부 장관이 시정권고나 명령을 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토록 했다. 납품단가 연동제를 잘 지키는 우수기업은 선정 후 국민에게 알리는 등 지원도 고려했다. 법안이 올해 안에 국회에서 통과될 경우 1년의 유예기간을 거친 뒤 시행된다.
 
앞서 전날 민주당은 납품단가 연동제 관련 법안 2건을 당론 발의했다. 민주당 정책위원회는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상생법) 일부 개정안,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하도급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에는 위·수탁 계약에서 납품 대금 10% 이상을 차지하는 주 원재료가 있으면, 가격 변동을 반영해 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과 납품단가 연동 조건, 방식을 위·수탁 기업이 사전 합의한 표준계약서에 작성하게 의무화했다. 

이처럼 여야 모두 납품대금 연동제 도입에는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다만 각론에서 세부 사항을 두고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에 당 관계자는 "가장 이견이 있었던 것은 계약서 작성 의무 여부였다. 연동 계약서 작성을 권장하냐 강제화 하냐 차이가 있었는데 (좁혀진 것)"이라며 "미세적인 차이점은 내일이나 모레 제출시 심사 때 조정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여야가 이견을 좁힌 만큼 "심사 때 잘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협의회에서 "납품단가 연동제는 2008년부터 14년 이상 꾸준히 논의됐지만 시장경제 원리에 안 맞는다는 우려로 논의가 지지부진했다"며 "올해 들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해 하도급 업체들이 도저히 감당하지 못할 지경이 되자 제도 도입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부작용 최소화를 위해 이 제도를 시범 운영한 후 법제화에는 신중한 접근을 취하는 중"이라며 "우리 당도 점검할 건 점검해야 하지만 더 시간을 끌 수 없고 결론을 내려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납품단가 연동제를 피력했다. 
 
회의에 참석한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우리나라는 납품단가가 올라도 반영에 오랜 시간이 걸리고 소급 적용을 안 해줘서 중소기업이 손해를 떠안아야 하는 불합리한 점이 많았다"며 "납품단가 연동제를 잘 실시하는 모범적 대기업도 있지만 대부분 기업들은 여전히 연동제를 하지 않고 있어 법제화가 꼭 필요하다. 중소기업 10곳 중 7곳과 국민 10명 중 9명이 연동제 법제화에 찬성하고 있고, 여야도 합의한 사항"이라며 조속한 법제화를 촉구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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