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TSMC, 미국에 또 증설…삼성도 투자 앞당기나

TSMC·삼성 북미 파운드리 주도권 싸움 본격화
미중 반도체 패권경쟁 속 '온쇼어링' 줄이어

입력 : 2022-11-13 오전 9:00:10
 
 
[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TSMC가 미국 내 생산 기지 증설에 나서면서 삼성전자(005930)와의 북미 시장 파운드리 주도권 싸움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미중 간 패권경쟁과도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파운드리 세계 1위 대만 TSMC는 미국 내 생산 기지 확대에 나섰다. 두 번째 반도체 생산공장은 다음달 완공 예정인 피닉스 공장 인근 부지에 추가로 지어지게 된다. 해당 공장은 최첨단 공정인 3나노 기술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 금액은 현재 미 애리조나에 건설 중인 공장과 비슷한 120억달러(약 16조4000억원) 규모다.
 
이같은 TSMC의 증설은 미국 정부가 반도체 기업에게 보조금 지원에 나서면서 이뤄졌다. 미국과의 협력을 한층 강화해 안정적인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최근 미 의회는 반도체 산업 발전을 위해 총 2800억달러(약 384조9160억원)를 지원하는 내용의 반도체산업지원법(칩스법)을 통과시켰다. 이에 미국에 반도체공장을 짓는 기업들은 세액 공제 혜택을 받을 뿐 아니라 내년부터는 보조금도 지급받을 수 있게 됐다. 미국은 올해에만 반도체 지원금으로 390억달러(약 53조7000억원)를 책정했다.
 
TSMC의 이같은 증설에 삼성전자가 기존 계획됐던 투자 계획을 앞당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메모리 시장과 달리 파운드리 시장은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어서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은 올해 986억 달러(약 130조원)에서 2025년에는 1456억 달러(약 192조원)로 연평균 13.4%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 3나노 파운드리 양산에 돌입한 가운데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그간 중국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반도체 생산 거점으로 미국을 낙점하고 투자를 확대해왔다.  최근에는 오는 2027년 파운드리 사업 매출을 현 수준보다 3배 더 키운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강문수 파운드리사업부 부사장은 지난달 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2' 미디어 브리핑에서 "지난해 파운드리 고객 수는 2019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며 "2027년에는 5배 이상 고객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작년 11월 미 텍사스 테일러에 170억달러를 투자해 신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한 이후 지난 7월에는 텍사스주에 향후 20년간 1921억달러(약 263조5000억원)을 투입해 총 11개의 공장을 설립하는 장기 계획을 제출한 바 있다.
 
11개 공장 중 2개는 오스틴 지역에 위치할 예정으로 삼성전자가 약 245억 달러를 투자한다. 삼성전자는 2개 공장에서 18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나머지 9개 공장 위치로는 테일러가 검토되고 있으며 삼성전자는 약 1676억 달러를 투자하고 약 8200명의 직원을 고용할 계획이다. 11개 공장 중 첫 번째 공장은 2034년에 처음 양산을 시작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혜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미중 패권경쟁 속 파운드리 업계에서 첨단 기술에 투자중인 곳은 TSMC와 삼성뿐"이라며 "미국의 규제가 보강되고 있고 중국에 대한 강경책을 우선시하는 공화당이 중간선거에서 우세할 것으로 보이면서 중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적극적인 반도체 '온쇼어링(해외 진출 기업의 자국 복귀)'을 도모하는 상황에서 TSMC, 삼성전자 등은 중국 보다 미국 투자를 지속 확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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