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18일 경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박 구청장은 이날 오전 9시 50분쯤 특수본 조사실이 있는 서울경찰청 마포수사청사에 도착해 입장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성실히 조사 받겠다"는 말 만 하고 조사실로 들어갔다.

 

앞서 특수본은 지난 7일 박 구청장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한 데 이어 지난 11일 출국금지 조치했다. 박 구청장은 핼러윈을 앞두고 안전사고 예방 대책을 충분히 마련하지 않고 참사 발생 당시에도 이렇다 할 조치를 취하지 않아 인명 피해를 발생시켰다는 혐의를 받는다.

 

이번 조사는 특수본이 지난 2일 용산구청을 압수수색한데 이은 후속조치다. 지난 16일에는 용산구청 직원들을 참고인으로 불러 재난안전교육과 업무지시 유무 등을 조사했다.

 

특수본은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자료와 구청 직원들의 참고인 조사 내용을 토대로 박 구청장이 핼러윈 안전대책을 제대로 수립했는지, 실제로 어떤 업무를 이행했는지 추궁하고 있다.

 

올해 4월 용산구의회가 이른바 '춤 허용 조례'(서울시 용산구 객석에서 춤을 추는 행위가 허용되는 일반음식점의 운영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는 과정에서 박 구청장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도 중요 조사 사항이다. 특수본은 일반음식점에서도 음향시설을 갖추고 손님이 춤을 출 수 있게 허용한 조례 탓에 피해가 더 커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특수본은 이날 오후 류미진 전 서울경찰청 인사교육과장(총경)도 피의자로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앞서 특수본은 상황관리 총괄 의무를 저버린 류 총경을 직무유기 혐의로 지난 7일 입건했다.

 

특수본 조사 결과 류 총경은 참사 당일 서울경찰청 상황관리관 당직근무를 해야함에도 불구하고 근무장소인 112치안종합상황실을 이탈한 것으로 드러났다. 류 총경은 참사 발생 1시간 24분이 지난 오후 11시 39분에서야 처음 사건을 인지했고, 김광호 서울 경찰청장에게는 참사 이튿날인 0시 1분에 처음 보고했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