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이태원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경찰과 소방·용산구청·교통당국 관계자 총 9명을 추가 입건했다. 이에 따라 특수본에 입건된 피의자는 소방노조의 고발로 피의자 신분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포함해 총 17명으로 늘어났다.
김동욱 특수본 대변인은 23일 오전 브리핑을 열고 이태원 참사 전후 부실대응과 관련된 관계자들을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각 기관별로 경찰은 전 서울경찰청 상황3팀장과 용산서 112상황실장 등 2명이다. 소방에서는 용산소방서 현장지휘팀장이 입건됐다. 구청에서는 △유승재 용산부구청장 △안전건설교통국장 △재난안전과장 등 3명이며, 서울교통공사에서는 이태원역장이 피의자 신분이 됐다. 이들 총 7명은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가 적용됐다.
특수본은 핼러윈 대비 안전보고서 삭제 의혹을 받는 박성민 전 서울청 공공안녕정보외사부장(경무관)과 용산서 정보과 직원 2명을 증거인멸 혐의로 추가 입건했다. 박 경무관은 오는 24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그는 이태원 참사 발생 직후 용산서를 비롯한 일선 경찰서 정보과장들이 모인 메신저 대화방에서 "감찰과 압수수색을 대비해 정보보고서를 삭제하라"고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수본은 이날 용산서 112상황실장과 유 부구청장을 불러 조사했다. 특수본은 용산서 112상황실장에 대해 참사 당일 이임재 전 용산서장에게 현장 상황을 제대로 보고했는지 확인했다. 유 부구청장은 지난 19일 참고인 신분으로 용산구의 안전관리 대책 수립과 현장 대응·구청 직원 배치 등이 적절했는지 등을 조사받았지만,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되면서 추가 조사가 이어지고 있다.
특수본은 또 소방노조의 이상민 행안부 장관 고발사건과 관련해 고진영 소방노조 위원장을 조사했다. 소방노조는 지난 14일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이 장관을 직무유기·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특수본에 고발했다. 특수본은 이 장관에 대한 소방노조 고발 사건을 기존 행안부 부실 대응 수사와 별도로 수사하고 고 위원장의 조사 이후, 행안부에 대한 강제수사 등 수사상 필요한 절차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특수본은 이번 주 주요 피의자들에 대한 추가 조사를 마무리하고, 다음 주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 등 신병처리를 결정할 예정이다. 김 대변인은 "이 전 용산서장과 류미진 전 서울청 인사교육과장, 최성범 용산소방서장 등 3명은 이번주 중으로 2차 조사를 끝낼 계획"이라며 "구속영장 신청 시점은 2차 소환조사가 마무리되고 다음주에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수본은 박희영 용산구청장의 경우, 휴대폰과 태블릿PC가 많은 관계로 포렌식이 늦어져 다음주 초 2차 소환 조사할 계획이다.
김광호 서울청장 소환도 예고됐다. 김 대변인은 "사고 당일 기동대 배치 등 경력 운용에 관한 의사결정 과정 전반을 수사하고 있다"며 "관련 조사가 마무리 되면 김 청장을 소환해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원 참사를 수사 중인 서울 마포구 이태원 사고 특별수사본부(특수본)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