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대장동 개발사업 추진 당시 김만배 씨를 끌어들인 것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당시 성남시장)에게 로비하기 위해서였다고 남욱 변호사가 증언했다.
남씨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이준철) 심리로 25일 열린 대장동 배임 사건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측 변호인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유동규씨 변호인은 남씨가 앞선 공판에서 '김씨를 대장동 사업에 참여시킨 것은 이재명 시장 설득용이었다'고 증언한 것을 언급하면서 "김씨가 이재명 시장과 친분이 있어 민간 개발업자들을 위해 로비할 수 있다고 생각했나"라고 물었다.
이에 남씨는 "김씨가 직접 이재명 시장과 친분이 있다고 듣지는 못했고, 이 시장과 친분이 있는 다른 유력 정치인들과 친분이 있어서 그분들을 통해 이 시장을 설득하는 역할을 부탁드리기 위해서 김씨에게 부탁한 것"이라고 답했다.
남씨는 또 "배모 기자(천화동인 7호 소유주)에게서 김씨가 수원 토박이이고 그쪽에 지인이 많고 기자 생활을 오래 해서 관련 정치인들과 친분이 많다고 설명을 들었다"고 했다.
유씨 변호인이 "이재명에게 영향 미칠 정치인이 누군지 확인했을 것 같다"고 질문하자 남씨는 "이광재 전 의원 김태년 의원, 이화영 전 의원이라고 들었다"고 답했다. 다만 남씨는 "다른 곳에 확인해본 적은 없다"며 배 전 기자의 말을 신뢰했다는 취지로 답했다.
유씨의 변호인은 또 "이재명 시장은 김씨가 맡았다는 취지인 것 같은데, 정진상·김용·황무성·유한기·김문기 등 성남시청과 성남도시개발공사 임직원들을 상대로 '채널 역할' 분담을 어떻게 했나"라고 물었다.
남씨는 "최윤길 당시 새누리당 성남시의회 의원이 그분들 전부는 아니고 유동규·김용·정진상 정도는 직접 만나서 상의했다고 최 의원에게서 들었다"고 말했다. 변호인이 최 전 의원의 로비 시기를 묻자 남씨는 "2012년 초"라고 답했다.
유씨의 변호인이 정영학 씨의 2013년 녹취록에서 남씨가 '1억6000만원을 준 것을 받아와야 한다'고 말한 대목의 뜻을 묻자 남씨는 "저 금액은 김태년 의원 측에 보좌관을 통해 전달한 2억원을 의미한 것으로 안다"며 "1억 6000만 원이라고 말한 건 김씨가 4000만원을 따로 썼다고 얘기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변호인이 재차 "1억 6000만 원이 김태년에게 간 것은 맞는가"라고 묻자 남씨는 "그렇게 알고 있다"고 답했다. 남씨는 이어 "김태년 의원이 민관 합동 사업으로 진행하는 것에 반대하는 이야기를 언론에 해서 정영학 씨가 '왜 저렇게 이야기 하냐'고 해 제가 '돌려달라고 해야 하지 않겠나' 하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시장이 생각한 여러 사업을 진행할 수 있었던 걸로 안다"고 부연했다.
남씨는 성남도시개발공사(성남도개공) 설립이 이재명이 주도했다고도 증언했다. 유씨의 변호인이 "유동규가 주도해 성남도개공 설립에 대해 이재명을 설득하는 등 역할을 하지 않았다는 건가"라고 질문하자 남씨는 "의미 있는 역할은 모르겠지만 이재명 의지에 의해 저희 일이 다 진행된 건 맞다"고 답했다.
남욱 변호사가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