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내연기관에서 친환경차로 변화하면서 글로벌 차업계에서는 혼류생산이 대세가 되고 있다.
30일 현대차그룹은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하위규정에 관련 규정이 포함한다는 전제로 조지아 등 기존 내연차 공장에서 전기차 혼류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
혼류생산은 시장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생산성도 크게 높이기 위해 도입된 것이다. 하나의 생산라인에서 2개 이상의 제품을 생산하는 시스템을 뜻한다.
현대차가 미국에서 잘나가는 내연기관차를 판매하며 남은 수익들을 포기할 수 없고 미국서 생산되는 친환경차에 세제혜택 등의 다양한 이점을 포기할 수 없어 혼류생산에 나선 것으로 풀이 된다.
실제 IRA 규정에는 버스나 트럭 등 상업용 친환경차는 북미 최종조립 요건·배터리요건과 상관없이 최대 7500달러의 세제혜택을 부여한다고 명기돼 있다.
아이오닉5 울산 생산라인 (사진=현대차)
미국 시장에서의 친환경차 생산 혜택 뿐 아니라도 현대차는 국내에서도 혼류생산을 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내년 1월 중순부터 약 15일 동안 울산 2공장 2라인에 대한 설비 개선 공사를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 캐스퍼를 생산한 광주글로벌모터스(GGM)도 캐스퍼 전기차를 생산해야 한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 때문에 GGM은 공장 설립 당시부터 전기차 생산을 염두에 두고 설계, 배터리, 모터 조립 공간을 생산라인에 마련하는 등 혼류 시스템을 갖췄다. 약간의 생산라인 조정만으로 전기차 생산에 착수할 조건을 갖춘 것이다.
해외에서는 BMW가 전기차 전용라인이 아닌 혼류생산을 고수하고 있다. 전동화에대한 소극적 태도로 투자자들의 원성이 커지고 있으나 당분간 내연기관 사용이 지속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생산을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이는 BMW도 전기차로의 전환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지 않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 혼류생산 전략을 사용한다는 계획인 것이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전환할 때 무작정 전용 공장을 짓기가 부담이 된다"며 "다양한 차종의 모델들을 섞어서 만들면서 자연스럽게 미래 모빌리티의 수요에 대응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혼류생산은 노조와의 갈등을 일으킬 수도 있다. 혼류생산이 노동강도를 높인다는 비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