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국민 절반 이상인 54.3%는 이태원 참사와 관련한 민주당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파면 요구에 대해 "정당하다"고 힘을 실었다. "부당하다"는 응답은 34.0%에 불과했다. 연령별·지역별로 봤을 때 보수의 아성인 대구·경북(TK)에서만 "부당하다"는 응답이 유일하게 높았다.
2일 <뉴스토마토>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달 28일부터 30일까지 사흘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선거 및 사회현안 63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54.3%가 민주당의 이상민 장관 파면 요구에 대해 "정당하다"며 동의했다. 반면 34.0%는 "부당하다"고 반대했다. '잘 모르겠다'며 응답을 유보한 층은 11.7%였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앞서 민주당은 지난달 25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이태원 참사 발생 한 달이 되는 11월28일까지 이상민 장관을 파면하라"고 요구했다. 책임 회피성 발언으로 퇴진 여론이 높은 가운데 이 장관이 버티기에 나서자 시한을 못 박아 최후통첩을 보냈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경찰 수사결과를 먼저 지켜보겠다며 민주당 요구를 거부했다. 민주당은 해임건의안과 탄핵소추안 검토에 착수했고, 지난달 30일 이 장관 해임건의안 추진으로 방침을 정했다. 국회를 통과한 해임건의안을 윤석열 대통령이 또 다시 거부할 경우 강제력이 있는 탄핵소추안으로 대응하겠다며 배수진도 쳤다. 대통령실은 여전히 강경했고, 국민의힘은 국정조사 보이콧을 꺼내들며 이 장관 엄호에 나섰다.
조사 결과를 연령별로 보면, 모든 세대에서 민주당의 이상민 장관 파면 요구가 "정당하다"는 응답이 높았다. 특히 40대와 50대에서는 60% 이상이 "정당하다"고 답했다. 30대 '정당' 54.7% 대 '부당' 28.7%, 40대 '정당' 66.5% 대 '부당' 28.6%, 50대 '정당' 66.9% 대 '부당' 29.9%로 조사됐다. 20대의 경우, '정당' 41.9% 대 '부당' 37.2%로, "정당하다"는 응답이 오차범위 안에서 앞섰다. 다만 '잘 모르겠다'는 응답이 20.9%로 매우 높았다. 보수 지지세가 강한 60대 이상에서는 '정당' 45.6% 대 '부당' 40.6%로, 이 장관에 대한 민주당의 파면 요구가 "정당하다"는 응답이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지역별로도 대구·경북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민주당의 이 장관 파면 요구에 "정당하다"고 평가했다. 서울 '정당' 47.9% 대 '부당' 38.9%, 경기·인천 '정당' 57.3% 대 '부당' 33.2%, 대전·충청·세종 '정당' 56.2% 대 '부당' 30.0%, 광주·전라 '정당' 60.1% 대 '부당' 25.6%였다. 강원·제주에서는 '정당' 72.2% 대 '부당' 20.2%로, 70% 이상이 이 장관 파면 요구를 "정당하다"고 받아들였다. 보수진영의 강세지역인 부산·울산·경남(PK)에서도 '정당' 56.3% 대 '부당' 34.0%로, 절반 이상이 "정당하다"고 했다. 반면 보수의 심장부인 대구·경북에서는 모든 지역 중 유일하게 이 장관 파면 요구가 "부당하다"는 응답이 높게 나타났다. 대구·경북 '정당' 38.1% 대 '부당' 45.7%로, 오차범위 밖에서 "부당하다"는 응답이 앞섰다.
아세안 및 G20 정상회의 참석 등 동남아 순방을 위해 출국하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11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치성향별로 보면, 민심의 바로미터인 중도층에서는 '정당' 53.5% 대 '부당' 33.4%였다. 보수층 '정당' 28.7% 대 '부당' 59.2%, 진보층 '정당' 77.0% 대 '부당' 13.0%로, 진영별로 이 장관 파면 요구에 대한 평가가 확연히 달랐다. 지지 정당별로도 국민의힘 지지층 '정당' 14.0% 대 '부당' 72.5%, 민주당 지지층 '정당' 82.9% 대 '부당' 9.3%로 평가가 엇갈렸다.
한편 이번 조사는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포인트다. 표본조사 완료 수는 1037명이며, 응답률은 3.6%다. 8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 가중값을 산출했고, 셀가중을 적용했다. 그 밖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또는 서치통 홈페이지(www.searchtong.com/Home)를 참조하면 된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