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실에서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와의 회동을 마치고 나와 회동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여야 원내대표 회동이 1일 또 다시 결렬됐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민주당이 본회의 개의를 김진표 국회의장에게 요청한 것과 관련해 "오늘 본회의를 열어서는 안 된다고 의장에게 강하게 요청했다"고 반발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의장실에서 비공개 회동을 가졌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빈 손으로 돌아섰다. 관건은 역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해임건의안이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본회의에 해임건의안을 보고하고, 다음날인 2일 본회의에서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은 전날 이 장관의 해임건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회동이 끝난 뒤 기자들을 만난 주 원내대표는 "오늘 의사일정과 관련해서 상정할 안건이 없고 의사일정도 합의가 되지 않았다"며 "만약 본회의를 열면 가장 중요한 현안인 예산안 처리의 법정 기한을 지킬 수 없고 (처리가)날아갈 수밖에 없다고 강하게 요청했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내일이 예산안 처리 법정 시한인데 예산안 처리에 최선을 다해야 할 상황에 이런 정쟁적 안건으로 본회의를 열면 과잉될 수밖에 없다"며 "본회의를 열어서는 안 된다. 오늘은 최대한 예산에 관한 의견차이를 좁혀야 한다고 얘기했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내일 오후 2시경까지 (여야)간사들에게 최대한 의견차이를 좁혀서 협상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그 결과를 보고 가능하면 하는 것"이라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1일 본회의 일정은 정기국회를 시작하면서 여야 지도부 차원에서도 합의했고 의장도 공지한 사항"이라며 "해도 좋고 안 해도 좋은 게 아니라 합의된 의사일정은 당연히 지켜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법제사법위원회에서 59개 법안이 본회의에 올릴 수 있도록 준비돼있는데 그 심사와 의결을 위한 회의를 잡아주지 않고 있지 않나"라며 "말로는 계속 민생법안을 강조하면서도 실제로는 법안 처리를 기피하고 있는 이중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힐난했다.
또 "과거에 본회의가 안건 없이도 이미 잡힌 본회의라면 개의해서 보고 안건을 듣고 의사진행발언을 한 적이 있다"며 "의장께 이런 상황을 감안해 예정대로 합의된 대로 오늘 오후 본회의를 열어주십사 요청드렸다"고 전했다.
박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이 끝내 안 들어오더라도 의장이 단독으로 개의해달라는 요청을 드릴 수밖에 없다"며 단독 처리를 시사했다. 그는 국민의힘을 향해 '직무유기'라고 비판하며 "의원총회에서도 뜻을 모아 강력하게 요구할 것”이라고 했다.
김 의장은 이날 의장실을 나서며 여야 간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본회의를 열 것인지 기자들이 묻자 "협의가 돼야 한다"며 여야간 합의를 우선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