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원내대표직을 맡았던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과 장제원 의원이 지난 8월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회의장 밖으로 나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
[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친윤(친윤석열)계 공부모임 '국민공감'이 오는 7일 공식 출범하면서 차기 당권 주자들의 물밑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국민공감은 당내 가장 큰 모임으로 자리하며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차기 전당대회 시기가 '2월 말 3월 초'로 굳혀지며 당권을 향한 당내 투쟁이 한층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차기 전당대회의 4대 관전 포인트는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 △장관 차출설 △유승민 파괴력 △룰의 전쟁 등이 될 전망이다. 여의도 관계자들도 2일 대체로 이 같은 분석에 동의했다.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의 중심엔 국민공감이 있다. 국민공감 측은 지난 1일 보도자료를 내고 "국민의힘의 정책 역량을 강화하고 윤석열정부의 성공을 입법·정책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공부모임인 '국민공감'이 공식 출범한다"고 밝혔다. 총괄 간사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으로 꼽히는 이철규 의원이 맡는다. 친윤계로 분류되는 김정재(총무)·박수영(기획)·유상범(공보) 의원도 간사단에 합류하며 색이 한층 더 짙어졌다는 평이다.
윤핵관에서도 핵심으로 꼽히는 장제원 의원은 모임에서 빠졌다. 장 의원은 지난 6월 국민공감의 전신인 '민들레(민심들어볼래)' 모임과 함께 하기로 했으나 지속적으로 '계파·사조직 논란'이 일자 빠지겠다고 했다. 또 다른 윤핵관 핵심인 권성동 의원도 국민공감에 참여하지 않는다. 해당 모임이 '친윤 세력화'라는 시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민들레 모임이 첫 출범을 예고했을 당시, 원내대표였던 권 의원은 "(민들레가)비공식적인 당정 협의체나 계파를 만드는 것으로 비치면서, 당초의 의도대로 모임을 만드는 건 어려운 게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지적, 반기를 든 바 있다.
하지만 차기 전당대회 후보인 김기현 의원과 안철수 의원은 국민공감에 참여키로 했다. 친윤계 포섭에 나서며 당내 스킨십을 넓히는 행보로 읽힌다. 국민공감에는 국민의힘 소속의원 115명 중 절반이 넘는 65명가량이 참여 의사 피력, 당내 최대 모임으로 부상했다. 동시에 윤핵관 당내 그립(장악력)도 함께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유승민 전 의원이 지난 9월29일 오전 대구 북구 경북대학교에서 ‘무능한 정치를 바꾸려면’을 주제로 특강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윤심의 또다른 키포인트는 '여권발 정계개편'이다. '윤심이 어디로 향하느냐'에 따라 당내 주류가 분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 당 관계자는 "윤심이 어디로 가느냐, 그걸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당으로서는 절대 무시 못할, 중요한 분기점"이라며 "전당대회가 가닥이 잡힐수록 각 당권주자들마다 윤심을 들고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관계자는 친윤계 역시 전당대회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각자 미는 당권주자들에 힘을 실어주다 보면 분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정권 위기를 맞은 윤석열 대통령이 마땅한 주자를 찾지 못할 경우 연초 개각 통해 1기 내각 장관 중 한 명에 힘 실을 가능성도 배제 못하는 상황이다. 앞으로의 원활한 국정 운영을 위해 2024년에 치러질 총선을 승리로 이끌 적임자인 동시에 윤 대통령과 소통이 원할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권영세 통일부 장관 차출설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태원 참사 이후 용산이 지역구인 권 장관 대신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전당대회 차출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지속해서 당 대표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비윤(비윤석열) 유승민 전 의원의 파괴력도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이다. 유 전 의원의 승세를 '역선택'으로 해석, 당 주류 측은 현행 7 대 3인 당원 투표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 비율을 9 대 1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친윤계와 비윤계는 당분간 당원투표 반영비율을 놓고 힘겨루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차기 전당대회 시기를 두고 계속해서 논란이 많았지만 현재는 2월 말~3월 초가 유력하게 점쳐진다.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앞서 지난달 28일 비대위 비공개회의에서 "전당대회 개최 시점을 논의할 때가 됐다"고 말해 전당대회 개최 시점과 룰 변경 등이 도마에 올랐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지난달 29일 원내대책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을 만나 전당대회 시점과 관련해 "비상대책위원회 1차 임기가 (내년) 3월13일까지니까 그 이전에 할 건지 그 이후에 할 건지 정도는 의원들이 나름대로 의견을 갖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