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급변하면서 한국 반도체산업이 살아야 할 해법은 고용량 및 고성능 제품에 주력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데이터 처리 용량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추세를 뒷받침할 고용량 메모리 개발과 고성능 지속만이 '천수답 구조'의 시장에서도 그나마 빨리 물을 댈 수 있는 고육책이라는 것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000660)는 지난 8월 개발을 발표한 DDR5 D램 기반의 CXL(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 메모리를 2023년 본격 양산할 예정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000660)는 지난 8월 개발을 발표한 DDR5 D램 기반의 CXL(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 메모리를 오는 2023년 본격 양산할 예정이다. (사진=SK하이닉스)
앞서 올 5월
삼성전자(005930)는 업계 최초 512GB CXL D램을 개발한 바 있고 3분기부터 주요 고객과 파트너들에게 512GB CXL D램 샘플을 제공하고 있다.
CXL는 중앙처리장치(CPU), 메모리, 그래픽 처리장치(GPU), 저장장치 등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신규 인터페이스다. 인공지능(AI) 및 빅데이터, 자율주행차량 등의 발달로 인해 정보 처리량이 폭증하면서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데이터 폭발' 시대는 메모리 반도체와 시스템 반도체의 경계도 점차 무너뜨리고 있다. 기존에는 연산·추론하는 시스템 반도체가 막대한 정보 처리의 차세대 주역으로 떠올랐다가, 단순 저장만 하던 메모리 반도체에 연산 기능을 부여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양 업체는 CXL 메모리에 연산 기능을 첨가하는 방식을 개발해 올해 내놓은 바 있다. 또 연산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인 PIM(메모리·연산 통합 지능형 반도체)에도 손을 대는 중이다.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연말까지는 다양한 매크로 이슈 영향이 지속되면서 고객사의 재고조정 기조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며 "이런 시장 상황에서 고객사 수요가 있는 고용량·고성능 제품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지난 5월 업계 최초 개발을 발표한 CXL 기반의 512GB D램. (사진=삼성전자)
CXL은 HPC(고성능 컴퓨팅)으로 나아가는 단계이기도 하다. 과거 슈퍼컴퓨터에서 많이 쓰는 용어였던 HPC는 전반적인 정보 처리량의 증가로 인해 점차 여러 산업군으로 확산하고 있다.
김형준 차세대지능형반도체사업단장은 "CXL에 맞는 메모리를 발전시킬 필요가 있고, HBM(고대역 메모리)도 거듭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며 "컴퓨터 연산 속도는 메모리하고의 데이터 트레이딩에서 지연되는데 그걸 해소하는 게 HBM 등"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HPC 자체의 능력만 늘어난다고 해서 고성능 컴퓨팅이 가능한 게 아니다"라며 "메모리와 HPC 사이의 데이터 교환이 효율적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욜 디벨롭먼트는 올해부터 오는 2027년까지 반도체 시장의 연 평균 성장률을 0.6%, HPC 반도체를 6.7%로 내다봤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