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서울 직업계고서 반도체 전문 인력 4050명 양성"

2031년까지 '반도체 거점학교' 지정 등 방식으로 인재 육성
'AI 융합 진로직업교육원' 설립도 추진 …총 예산 150억 투입
"초·중등교육 재정 여력 있으면 유아 무상교육 등에 쓰여야"

입력 : 2022-11-30 오후 3:29:46
[뉴스토마토 장성환 기자] 서울시교육청이 반도체 분야 인재를 양성하고자 하는 정부 정책에 발맞춰 오는 2031년까지 고교 단계 수준의 반도체 전문 인력 4000여 명을 육성한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30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반도체 산업 현장의 인력 부족을 해결하고자 학교·산업체·대학 협력 체제를 구축해 오는 2031년까지 서울 직업계고에서 반도체 전문 인력 4050명을 양성할 예정"이라며 "대학·대학원 수준의 전문 인력  뿐만 아니라 직업계고 수준의 전문 기술 인력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우선 서울시교육청은 특성화고·마이스터고와 같은 직업계고의 학점제 운영 모형을 활용해 반도체 전문 인력 양성에 나선다. 현재 서울에 있는 직업계고 34곳 가운데 반도체 관련 학과가 설치된 학교는 특성화고 16곳·마이스터고 3곳 등 총 19곳이다.
 
조 교육감은 이들 학교가 NCS(국가직무능력표준) 기반 교육과정과 연계해 학과 내에 다양한 세부 전공을 운영하거나 다른 학과 재학생도 반도체학과 과목을 선택·이수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등의 방법으로 인재를 육성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학과 과목을 부전공 수준(24학점 이상)으로 심화 이수할 수 있도록 지원도 이뤄진다.
 
반도체 교육 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학교 현장의 상황을 고려해 학교 밖 교육과정도 적극 활용한다. 반도체 관련 이론·기초 과목은 학교에서 이수하고, 소재·부품·장비·설비 분야 실무 교육은 대학이나 산업체에 설치된 인프라를 활용하는 방안이다.
 
아울러 서울시교육청은 오는 2025년까지 총 6개의 '반도체 거점학교'를 지정한다. 반도체기계과·반도체전자과 등 학과 신설·개편을 지원하고, 반도체 분야 종사자를 산학 겸임 교사나 전문 교과 시간강사로 활용하는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신상열 서울시교육청 진로직업교육과장은 "고교 단계 교육까지 받은 사람이 반도체를 만드는 현장에 투입되면 설계 보조나 각종 설비를 보수하는 일을 할 수 있다"며 "NCS 레벨 3·4에 초점을 두고 학습모듈을 구성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학생·교원·학부모의 진로·직업 교육을 총괄하는 'AI(인공지능) 융합 진로직업교육원' 설립도 추진한다. 이를 통해 반도체 기초·기본 교육을 강화하고, 반도체 리터러시 교육도 실시할 예정이다. 또  전·현직 현장 전문가로 구성된 '반도체 교육지원단'을 구성해 교육청과 단위 학교에서도 활용할 수 있게 만든다.
 
이 같은 서울시교육청의 반도체 고졸 전문 인력 양성에는 'AI 융합 진로직업교육원' 설립 예산 61억 원을 포함해 9년간 150억 원이 투입된다.
 
이 밖에도 내년부터 초·중·고에서의 자전거 교육('자전거 타기 교육을 공교육 속으로 인'·'자타공인')을 강화할 계획이다. 초등학교의 경우 강사의 지도 아래 자전거와 안전 장비가 모두 제공되는 '찾아가는 자전거 타기 안전교실'이 오는 2025년까지 서울 지역 내 모든 학교에서 실시된다. 중학교는 교육과정 내 자전거 스포츠 클럽 운영을 확대하고, 고등학교는 자전거 동아리 운영을 지원한다.
 
조 교육감은 4년 미만 저경력 공무원의 공직 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사기 진작 방안도 제안했다. 공무원 임금 인상 시 하위 직급일수록 인상률이 높아지도록 하고, 저경력 공무원에게 근무 연수별로 월 10~20만 원을 지급하는 '공직적응수당'도 신설하자는 내용이다. 조 교육감이 회장인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지난 24일 총회에서도 이러한 논의를 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현재 교육계의 가장 큰 쟁점인 '고등·평생교육 지원 특별회계'에 관한 이야기도 나왔다.
 
조 교육감은 "초·중등교육 재정으로 쓰여야 할 교육세를 전체든 일부든 한시적으로든 변형해서 쓰는 것에 대해 원칙적으로 반대하는 입장"이라면서 "별도의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을 만들어 정상적으로 재정 투입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여·야·정 협의체에서는 유·초·중·고 교육 재원으로 쓰이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중 교육세 세입 3조원 전체가 아닌 일부를 대학에 나눠주는 방안과 교육세 세입 전체를 2~3년 정도 대학에 한시적으로 지원하는 방안 등이 유력하게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이날 '고등·평생교육 지원 특별회계' 법안을 '2023년도 세입예산안 부수 법률안'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조 교육감은 "초·중등교육 재정에 여력이 있다고 판단되면 오히려 초·중등교육 완전 무상화나 유아 무상교육을 위해 쓰여야 한다"고 의견을 표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3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서울 직업계고 반도체 전문 인력 양성 계획' 등을 발표했다.(사진 = 장성환 기자)
 
장성환 기자 newsman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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