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 정리냐, 계파 갈등이냐'…친윤 모임 '국민공감' 둘러싼 두 시선

국민의힘 의원 71명 참석…당내 최대 모임 급부상

입력 : 2022-12-07 오후 12:07:55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의 공부모임인 ‘국민공감’ 출범식에서 권성동, 장제원 의원 등 참석 의원 및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국민의힘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의 공부 모임인 '국민공감'이 7일 공식 출범했다. 이날 공부모임에는 국민의힘 의원 115명 가운데 71명이 참석, 60%가 넘는 의원들이 자리했다. 이날 모임에는 차기 당권 주자로 꼽히는 김기현·안철수·윤상현 등도 참석, 의원총회 방불케하는 당내 가장 큰 모임의 모양새를 과시했다.
 
국민공감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출범 기념 첫 모임을 가졌다.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인 이철규 의원이 간사를 맡은 이 모임에는 친윤계 김정재(총무)·박수영(기획)·유상범(공보) 의원 등이 간사단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날 모임에는 '윤핵관'으로 분류되는 권성동·장제원 의원과 정우택 국회부의장을 비롯해 박대출·박덕흠·김학용·하태경 의원 등 3선 이상의 중진 의원들은 물론. 일부 '비윤(비윤석열)계' 의원들도 참석했다.  
 
이날 첫 모임은 103세 철학자인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가 ‘정치가 철학에 묻는다-자유민주주의의 길’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자유민주주의는 윤석열 대통령이 가장 최우선하는 가치다.

해당 모임은 당초 '민들레(민심들어볼래)'로 모임 명칭을 정해 지난 6월 출범하려 했으나, '계파논란'이 빚어지며 당내 반발에 부딪쳐 출범일이 늦춰진 바 있다. 권성동 당시 원내대표는 민들레 주축인 장제원 의원에게 모임을 중단할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날 모임에 참석한 권성동 의원은 "당시에는 약간의 정치색을 띄고 있는 단체였기 때문에 반대를 했다. 이번에는 순수한 공부모임으로 보인다"며 "(일각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여기 모임에 소속돼 있다고 해서 전당대회를 위해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민공감 간사를 맡은 이철규 의원은 "새 정부의 입법이나 예산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한 포럼과 대안 마련 위한 이런 공부모임은 필수 요소"라며 "일부에서 우려하는 것처럼 계파모임 또한 다른 것도 결코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해당 모임이 순수 공부모임을 표방하고 있음에도 당내 최대 모임이자 친윤계 의원들의 대거 소속, 당권 주자들도 함께한 만큼 '차기 전당대회'와 무관하지 않다는 시선이 중론이다.
 
특히 전당대회 시점과 룰 등 주요 사안을 논의하는 교통정리의 장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교통정리가 아닌 당내 계파 갈등의 진원지로 전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의 공부모임인 ‘국민공감’ 출범식에서 권성동 의원 등 참석 의원들이 박수치고 있다.(사진=뉴시스)
 
실제 이날 모임에선 앞서 주호영 원내대표의 '수도권·MZ세대 당대표론' 직후 부상한 한동훈 법무부 장관 차출설을 둘러싼 공방전이 펼쳐졌다. 앞서 주 원내대표는 지난 3일 대구 수성대학교에서 열린 대구·경북 언론인 모임 '아시아포럼21' 초청 토론회에서 차기 당대표 조건으로 △수도권 대표성 △MZ세대 소구력 △안정적 공천권 행사 등을 제시한 바 있다. 한 장관은 현 내각에서 유일한 40대 장관이다. 특히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수사를 지휘하며 MZ세대의 핵심 가치인 '공정' 이미지를 확보했다. 주 원내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 회동 직후 한 발언이기에 한 장관을 염두에 둔 발언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에 장 의원은 모임이 끝난 뒤 기자들을 만나 주 원내대표가 제시한 차기 당대표 조건에 대해 "어떤 의도로 그런 말씀을 하시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 간다"며 "대통령께서는 전당대회 후보를 두고 '성에 차지 않는다'고 말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다른 견해를 보였다. 이어 "이런 얘기를 자꾸 하니까 일 잘하고 있는 한 (법무부) 장관 차출론도 나오고 하지 않냐"고 덧붙였다. 
 
권 의원 역시 한 장관 당대표 차출설에 대해 "극히 일부에서 주장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한 장관이 스스로 판단을 내릴 것"이라며 "한 장관은 직을 맡은 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문재인정부에서 훼손된 법치주의를 확립하기 위해 굉장히 애를 쓰고 있다. 전당대회가 내년 2월 말이나 3월 초인데 시일도 촉박하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한 장관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까지 법무부 장관으로서 최선을 다해 왔고 앞으로도 그 생각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차출론'에 대한 재차 묻자 "저한테 그런 얘기를 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정리했다. 또한 '요청에도 응하지 않을 계획이냐'는 질문에 "분명히 말씀드렸다. 장관으로서 중요한 일이 많다. 법무부 장관으로서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정리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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