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23일 대전시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연평도 포격전 12주년 전투영웅 추모 및 전승기념식에서 유승민 전 의원이 유가족을 위로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
[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차기 유력 당권주자인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7일 전당대회 출마와 관련해 "정말 진지하게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당 안팎에서는 그의 출마를 기정사실로 보고 있다. 친윤계는 반윤의 길을 걷고 있는 유 전 의원 대항마 찾기에 골몰 중이다.
유 전 의원은 이날 오전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도전해서 당대표가 돼서 국민의힘, 보수정당의 변화와 혁신을 꼭 이끌어 달라 이런 주문이 상당히 많다"며 "고민이 끝나면 분명히 밝힐 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제가 정치를 23년째 하면서 중요한 선거에 나갈 때마다 제 기준이 '내가 이 일을 꼭 해야 하느냐, 내가 잘 할 수 있느냐' 이런 소명의식을 갖는 과정이 중요한데 지금 그런 과정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출마 여부를 결정할 구체적 시기와 관련해 "일단 전당대회 날짜 정해지고 전당대회 룰이라도 정해지면 결심을 밝힐 것"이라고 전했다.
당내 친윤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7대 3이었던 당원 투표와 일반국민 여론조사 비율을 9대 1까지 당원 중심으로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데 대해서는 "9대 1 얘기 하던데 민심을 확 줄이고 당심을 키우자는 것"이라며 "축구하다가 갑자기 골대를 옮기는 법이 어디 있느냐"고 반발했다. 이어 "유승민 한 명 이겨보겠다고 전당대회 룰을 바꾸고 별 얘기 다 나오는데, 삼류 코미디 같은 얘기"라고 작심 비판했다.
그는 "국민들께서 그렇게 하는 국민의힘을 보고 얼마나 찌질하다 생각하시겠나 그런 생각이 든다"며 "다음 당대표는 총선을 이겨야 되는데 수도권이 제일 중요하다. 누가 당대표가 돼야 수도권 승리를 할 수 있느냐에 대해 우리 당원들께서 정말 전략적으로 고민하고 깊이 생각해 당대표를 선출해야 한다"고 냉정한 판단을 요구했다.
특히 "수도권이 국회 지역구 의석 중 절반인데 121석 중에 우리가 18석을 가지고 있고 나머지 103석을 압도적으로 뒤지고 있다"며 "다음 총선에서 또 뒤지면 총선 참패다. 윤석열정부가 진짜 하고 싶은 개혁은 5년 내내 하지도 못 하고 식물정부가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민심에서 멀어지는 그런 룰이라면 국민의힘이 아니고 '당원의힘"이다. 10% 나오는데 10% 정당이지, 그게 국민의힘이라 할 수 있겠나"라고 꼬집었다.
유 전 의원은 현행 룰에 대해서는 "현행 룰 그대로 가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며 "오늘 아침 여론조사에서도 나왔지만 민심에서 압도적 앞서고 당심에서도 민심과 시차를 두고 따라오는 중"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와 함께 "특히 주호영 원내대표가 MZ 세대와 수도권 지지를 받아야 한다는 얘기를 했던데, 웬일로 주 대표가 저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는가 싶었다"며 "그런 당권 후보가 저 밖에 더 있나"라고 자신했다. 유 전 의원은 "제 지지층은 주로 중도층·수도권·청년층"이라며 "당원들께서 그런 점을 고려하실 거라고 본다. 여론조사가 많은데 전 연령층 전 지역에서 70대 이상을 제외하고는 제가 압도적으로 앞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 전 의원은 "전당대회 룰을 어떻게 바꿀지 모르겠지만 바꾸더라도 지금 당에서 권력을 잡고 있는 윤핵관(윤석열 핵심관계자)들, 비대위가 비정상적인 체제라서 마음대로 하겠지만 민심을 두려워하시라 말씀드리고 싶다"며 "원칙이라는 게 유승민 잡겠다고 한 사람 바꿨다가 다음에 대통령, 국회의원 후보 뽑을 때 룰을 또 바꿀 건가. 정당 룰이라면 지속 가능한 규칙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