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실에서 한덕수 국무총리를 접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한덕수 국무총리가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찾아 예산안 통과를 위한 협조를 촉구했지만 이견만 재확인했다. 한 총리는 법인세 인하 수용해달라고 했고 이 대표는 3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내는 슈퍼대기업의 법인세만 인하해주는 것은 양극화만 심화시킨다고 반박하면서 양측 모두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이 대표는 12일 오후 국회를 방문한 한 총리를 향해 “국민적 눈높이에 맞는 꼭 해야 될 일, 또는 절대 해서는 안 될 일에 대해서는 양보하기 어렵다”며 “그 중 하나가 법인세 최고세율 구간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저희는 법인세 감면에 동의한다”며 “그러나 여력이 있는 초대기업이 아닌 형편이 어려운 중소·중견기업에 감세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 대표는 이날 오전에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정부여당이) 3000억원 이상 영업이익을 내는 경우 내는 세금을 깎아주자고 한다. 왜 그래야 하나”라며 “소수의 과도한 부가 집중된 집단에게 부담을 강화하고 압도적 다수의 중산층과 서민에게 부담 줄여줘야 한다”라고 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정부여당은 103개 슈퍼대기업이 아니라 5만4천여개 중소·중견기업이 혜택 받도록 하자는 요청에는 눈과 귀를 막았다”며 “윤석열정권은 오직 극소수 특권세력 위한 세력인가”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한 총리는 “지금 이 대표가 ‘초부자 감세’라고 말하는 3000억원 이상 이익을 올리는 기업에 대해 내년도 법인세 감세가 이뤄지는 부분은 약 3000억원 정도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우리가 충분히 감당할만한 수준”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법인세 관한 한은 여야가 이 분야 전문가인 김진표 국회의장의 수정안을 받아들여서 예산안을 원활하게 타결하는 게 좋겠다”고 당부했다.
한 총리는 또 “과거 다주택자에 대한 세제가 너무나 징벌적 세제 방향으로 갔기 때문에 합리화된 세제로 바꿔야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다”며 “주식 양도소득세 문제도 최근 주식시장 세계적 경기 침체 예상 때문에 그렇게 좋지 않다. 이 부분을 좀 연기하자는 말씀을 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그간 3채 이상 주택을 소유한 사람에 대한 세금을 폐지하자는 정부여당의 주장을 납득할 수 없다고 주장해왔다. 또 주식 양도소득세 역시 현행 1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기준을 상향하게 될 경우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이는 초부자에 해당된다며 맞서고 있다.
이와 함께 한 총리는 이 대표가 증액을 강조하는 지역화폐 예산과 관련해서는 “지역화폐 유지를 위해 중앙정부가 조에 가까운 예산을 투입하는 게 맞냐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불쾌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 대표는 “한 총리가 말했던 것처럼 (법인세 감세) 추계액이 3000억원 정도밖에 안되니까 굳이 원칙에도 어긋나고 양극화도 심화시킨다는 비난이 있는 초부자 감세를 포기하시는 게 합당하지 않냐”고 맞받았다. 그러면서 “정치가 대화와 타협으로 협의하는 게 젤 중요하다고 본다”며 “가능하면 국민 눈높이에 맞게 양보하셔서 예산안이 원만하게 협의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