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서울시의회 국민의힘이 발의한 '마을 공동체 활성화 지원 조례 폐지안'을 두고 시민단체가 반기를 들었다. 이번 조례안 발의는 최근 의결된 'TBS 지원 폐지 조례안' 사례처럼 의석 3분의 2를 차지한 국민의힘 주도로, 시의회 민주당과의 대치도 예상된다.
서울시마을공동체활성화지원조례폐지반대시민운동본부(본부)는 13일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당 조례안 철회를 촉구했다.
마을 공동체 활성화 지원 조례는 서울시민의 마을 공동체 활동과 주민자치를 활성화를 위한 지원 체계를 만들기 위해 지난 2012년 3월 제정됐다. 그런데 지난 10월27일 박상혁 의원이 해당 조례안 폐지를 대표 발의했고, 국힘 의원 29명이 찬성하며 입법예고 됐다.
조례 폐지 사유는 △특정 단체에 혜택 집중 △서울시 주도의 획일적 지원이 아닌 각 자치구 실정에 맞는 자치구 주도의 마을 사업을 추진 등의 이유가 있었다.
그러나 본부는 "특정단체에 혜택이 집중된다는 비판과 논란은 그 실체와 내용을 확인하기 어렵다"며 "이는 마을공동체 사업을 폄하하기 위한 정파적 언술일 뿐으로 마을 공동체 정책을 제대로 추진하면 된다"고 조례 폐지를 반대했다.
본부에 따르면 해당 조례를 통해 지난 10년간 1만여건에 이르는 활동이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13만명 이상의 서울시민의 참여가 이뤄졌다.
본부는 코로나19 시기에 마을 공동체가 더 필요하다며 △마스크 대란에 마스크 제작·배포 △거동 불편한 이웃에 방역물품·도시락 배달 △온라인 모임으로 우울·고립감 해소 △마을 가게의 방역 등을 대표 사례로 꼽았다.
본부는 마을 공동체 정책에 문제가 있다면 시민 당사자들과 함께 풀어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시의회는 조례폐지 상정에 앞서 시민공청회, 포럼, 컨퍼런스 등과 같은 시민 공론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한 시민은 사회 문제로 거론되고 있는 돌봄 체계 구축도 주민자치로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중랑구에 거주하며 '우리동네 키움센터'라는 마을 공동체 활동을 해온 조정해 씨는 "마을 공동체 사업이 고립된 양육자들을 밖으로 나오게 하고 연결시켜서 독박육아를 뛰어넘고 공동체를 만들게 했다"며 "경력단절과 돌봄 문제를 해소가 가능했던 마을 공동체 조례는 계속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시의회 민주당도 지원사격에 나섰다. 시의회 민주당 대표인 정진술 의원은 "제정 후 근 10년 동안 서울시 구석구석 작은 부분도 세세하게 살핀 조례안"이라며 "민주당 의원 전원은 마을 공동체 지원 폐지 조례안을 저지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보궐선거로 시장직에 복귀한 오세훈 시장은 민간단체 보조·위탁사업의 잘못된 관행의 대표적인 사례로 마을공동체 사업을 지목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11월 마을 공동체 종합지원센터 위탁 운영 기관인 '사단법인 마을'을 9년만에 조계사로 바꾸었으나 시가 조계사와의 위탁 계약을 해지하면서 관련 조직과 예산도 모두 없어지게 됐다. 해당 사업에는 지난해까지 10년 간 약 22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13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 '마을 공동체 조례 폐지'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사진=서울시마을공동체활성화지원조례폐지반대시민운동본부)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