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냐 안정이냐"…제약바이오 CEO 거취 '촉각'

존 림 삼바 대표 유임…한미약품, 권세창 대표→고문
기우성 셀트리온 부회장, 실적 발판 삼아 연임 유력
성석제 제일약품 대표, 업계 최장수 전문경영인 도전

입력 : 2022-12-16 오전 6:00:00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제약바이오기업이 임기 만료를 앞둔 전문경영인의 거취를 속속 결정하고 있다. 기존 체제를 유지하는 양상이 있는 반면, 모두의 예상을 뒤엎는 결과를 선택한 곳도 등장했다. 아직 전문경영인 연임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곳에선 변화와 안정을 놓고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는 지난 9일 2023년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손보연, 조성일 상무를 임원으로 승진했다. 기업 수장인 존 림 대표는 유임됐다.
 
존 림 대표는 지난 2018년 삼성바이오로직스 부사장으로 합류해 2년 뒤인 2020년 12월 대표 자리에 올랐다.
 
존 림 대표 체제로 재정비를 마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듬해인 2021년 1조5680억원의 매출을 올린 데 이어 올해에는 3분기 만에 누적 매출액 2조원을 돌파하면서 성장 속도를 끌어올렸다.
 
이 밖에도 존 림 대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모더나 백신 위탁생산(CMO) 계약을 따낸 데 이어 지난 10월 4공장 부분 가동에 들어가면서 생산능력 1위 굳히기에 들어갔다.
 
권세창 한미약품 고문. 한미약품은 최근 권세창 전 대표가 사임하고 고문 역할을 맡는다고 발표했다. (사진=한미약품)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달리 한미약품(128940)은 전문경영인 퇴임을 결정했다. 한미약품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사 사흘 뒤인 지난 12일 신년 임원 인사와 함께 연구개발을 총괄했던 권세창 대표가 퇴임하고 고문으로 보직을 옮긴다고 발표했다.
 
지난 1996년 한미약품 연구원으로 입사한 권세창 고문은 연구센터장, R&D 총괄 대표이사 등을 역임하며 바이오신약 프로젝트 다수를 지휘했다. 특히 그는 한미약품 독자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 개발을 주도한 핵심 역할을 했다.
 
권세창 대표의 고문 보직 이동을 두고 업계에선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최근 폐암 신약 '포지오티닙' 미국 진출에 실패하긴 했지만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미국명 롤베돈)' 승인을 받는 등 신약개발 성과가 굵직했기 때문이다.
 
한미약품은 세대 교체를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한미약품은 "새로운 50년을 맞아 글로벌 한미 비전을 달성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후배들에게 기회를 주는 의미에서 용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한미약품을 제외한 제약바이오기업 중 전문경영인 임기 만료가 임박한 곳은 셀트리온(068270), 제일약품(271980) 등이다.
 
기우성 셀트리온 부회장. (사진=셀트리온)
셀트리온은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기우성 부회장의 4연임 여부를 결정한다.
 
기우성 부회장은 지난 2015년부터 셀트리온 대표를 맡아 첫 1조원대 매출 달성에 기여했으며, 올해에는 사상 첫 2조원 돌파도 앞두고 있다.
 
셀트리온 입장에선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 셀트리온제약(068760)과의 합병을 추진하는 상황이 기우성 부회장 연임에 무게를 실어줄 수 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기우성 부회장 임기는 내년 3월27일까지"라며 "등기임원은 주총 결의사항이라 주총이 종료돼야 연임 여부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석제 제일약품 대표. (사진=제일약품)
전통 제약사 중에선 성석제 제일약품 대표의 거취가 가장 큰 관심사다. 연임에 성공하면 역대 최장수 CEO가 탄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성석제 대표 첫 임기는 지난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성석제 대표는 여섯 차례 연임에 성공해 18년간 제일약품 경영을 맡고 있다.
 
업계 관측은 연임으로 기운다. 성석제 대표 재임 기간 글로벌 제약사의 품목을 도입해 매출 규모를 키워낸 공적이 가장 큰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성석제 대표가 연임에 성공해 임기를 채운다면 19년간 재직한 이성우 전 삼진제약 대표를 넘어 업계 최장수 전문경영인이 된다"며 "외부 품목 도입과 영업망을 활용해 회사 성장에 큰 기여를 한 만큼 연임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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