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면세점 명동본점 전경.(사진=롯데면세점)
[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면세점이 희망퇴직을 단행할 정도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는 면세업계는 이달 말로 예정된 임대료 감면을 연장해야 한다고 호소 중이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이 결국 코로나19 여파로 인적 구조조정 카드를 꺼냈다. 그간 사업구조 개편, 해외 사업 확장 등에 힘썼지만 한계에 이르면서 희망퇴직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롯데면세점은 지난 6월 코엑스점의 특허 갱신을 신청하지 않고 12년 만에 영업을 종료했다.
희망퇴직 대상은 대리급 이상 직원 중 근속연수 15년 이상인 직원들로 현재 인력의 15% 수준인 160명이다.
롯데면세점이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을 단행한 가운데 면세업계에서는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을 보였다. 업계는 지난 2020년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후 지금까지 불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4월 엔데믹 전환 후 점차 하늘길이 열리고 있지만 3년간 누적된 코로나 여파를 완전히 털어내기는 어렵다. 업계의 최대 고객인 중국 관광객도 여전히 돌아오지 않고 있다.
이같은 여파로 롯데면세점은 3분기 누적 영업손실 530억원을 기록했다. 다른 업체들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같은 기간 신세계면세점을 운영하는 신세계디에프는 누적 영업이익이 52% 줄었고, 신라면세점도 74% 감소했다.
그러는 사이 면세점이 따이궁(보따리상) 모객 대가로 여행사에 지급하는 송객수수료는 코로나 이전보다 3배가량 증가했다. 최근에는 고환율, 글로벌 경기둔화 등의 악재도 겹치면서 업계 전반에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달 부로 정부의 임대료 감면 정책이 끝난다는 것이다. 정부는 코로나로 여객수가 급감하자 면세 사업자의 고정임대료를 유예하기로 했다. 기존 임대료 방식 대신 매출과 비례해 임대료를 책정하는 품목별 영업요율 방식을 적용했다.
정부는 인천공항의 이용객 수가 정상 수준의 80% 수준을 회복할 때까지 품목별 영업요율 방식으로 임대료를 부과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연말에는 여객 수가 70~80%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임대료 감면 정책을 올해 말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상황이 이러니 업계에서는 임대료 감면을 연장해줄 것을 정부 측에 요청하고 있다. 지난 15일 중소중견면세점연합회는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면세점 임대료 감면을 2023년 말까지 연장해 달라는 공문을 발송했다.
연합회는 공문을 통해 "면세점을 포함한 공항 내 상업시설에 대한 임대료 감면이 이달 말로 종료될 예정이지만 정부와 인천공항의 예측과는 달리 항공 수요가 여전히 회복되지 않고 있다"며 "임대료 감면이 종료될 경우 자금 동원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중소중견 면세 사업자들은 영업, 고용 유지가 불가해 지속적인 운영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면세업계 관계자도 "여객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더디고 내년 경기침체 우려도 커지고 있다"며 "이달로 임대료 감면 정책이 끝나는데 업계가 받는 타격이 심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반면 인천국제공항은 늘어난 적자 때문에 더이상의 실적 악화를 감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인천공항공사는 올해 5011억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천공항 관계자는 "당초 임대료 감면 정책은 지난 6월 말에 종료하기로 했었지만 6개월 더 연장한 것"이라며 "당시 공항 내부에서는 적자 규모가 커지고 있으니 지원을 연장하면 안된다는 목소리가 있었음에도 업계의 어려운 사정을 고려해 연장했었다"고 말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