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보건산업 수출 전망. (자료=한국보건산업진흥원)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내년 의약품 수출이 역대 최대 규모로 예상되는 가운데, 올해 흥행을 이끌었던 백신 실적은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업계에선 중저소득 국가에 수출할 후보군에 기대를 걸고 있다.
19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최근 발간한 2023년 보건산업 수출 전망을 보면, 내년 전체 보건산업 수출액은 269억달러로 예상된다. 올해 수출액 255억에서 소폭 증가한 수치다.
내년 보건산업 수출액 가운데 의약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101억달러로 점쳐진다. 올해 수출액에서 약 15.5% 증가한 수치인데, 한국에서 개발·제조된 의약품 수출액이 100억달러를 넘기는 것은 처음이다.
의약품 수출액 확대를 이끈 주역은 백신과 바이오시밀러다. 특히 백신의 경우 해외 기업이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품목이 국내에서 생산된 데 이어 수출까지 이어지면서 큰 역할을 했다.
진흥원은 다만 올해 보건산업 수출을 쌍끌이했던 두 품목 가운데 백신의 하락세를 점쳤다. 올해 하반기부터 코로나19가 엔데믹으로 접어들면서 수요가 줄어들 것이란 이유에서다. 이와 달리 진흥원은 국가별 오리지널의약품 특허 만료와 정책 기조 변화에 힘입어 내년 바이오시밀러 수출이 올해보다 확대될 것으로 평가했다.
이와 관련, 진흥원은 "지난해 말부터 급증한 백신 및 치료제 수출은 점차 축소되겠지만 의약품 전체 수출은 수요 지속으로 안정적인 성장세가 기대된다"면서 "블록버스터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 특허 만료, 바이오시밀러 정책 변화, 국산 바이오시밀러 시장 확대, 바이오의약품 생산 능력 확대 등이 수출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업계에선 다른 예상을 내놓는다.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주요 국가에선 코로나19 백신을 수차례 접종해 시장 확대가 어려울 수 있지만 중저소득 국가는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WHO) 등 국제기구에 따르면 중저소득 국가의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은 30%를 밑돈다. 고소득 국가 접종률이 80%를 넘긴 것과 대비되는 상황이다.
여기에 콜레라, 대상포진, 인플루엔자(독감) 처럼 중저소득 국가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 규모 자체가 커지는 분야도 있어 백신 수출이 급격한 내리막길을 걷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압둘라흐만 알 무타이리 아라바이오 대표(왼쪽)와 백영옥 유바이오로직스 대표가 경구용 콜레라 백신 '유비콜-플러스' 공급 MOU를 체결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유바이오로직스)
내년 중으로 기대되는 백신 대규모 수출 시위는
유바이오로직스(206650)가 당겼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기업 아라바이오와 경구용 콜레라 백신 '유비콜-플러스' 공급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다. 이에 더해 유바이오로직스는 같은 제품으로 인도에서 임상시험 3상을 완료하고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콜레라 백신을 중심으로 한 유바이오로직스 해외 진출은 앞으로도 확대될 수 있다. 유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WHO의 '엔딩콜레라(EndingCholera) 2030' 캠페인이 진행되고 있고, 세계 각지의 콜레라 발발에 따라 전 세계적 수요 증가가 지속되고 있다"며 "개별 국가 시장 진출을 바탕으로 콜레라 백신 매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멀티주'.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스카이코비원멀티주는 지난 6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허가를 받은 국산 1호 코로나19 백신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국내 허가와 별개로 WHO 긴급사용목록(EUL) 등재를 신청하고 영국 당국에도 허가 신청을 냈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고소득 국가와 달리 중저소득 국가에서 코로나19 백신 입찰에 참여하려면 WHO 긴급사용목록에 등재돼야 한다"며 "현재 WHO에 긴급사용목록 등재를 신청해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