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사의 해외공사 현장 모습.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현진 기자] 올해 유가 및 환율 상황이 지난해보다 좋아졌지만 해외건설 수주액은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네옴시티와 같은 대형 호재가 나오고 있지만, 실적으로 연결되기에는 시간이 필요한 상황으로 올해 누적 수주액 300억달러 달성 가능성에도 의문부호가 찍힌다.
19일 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이날 기준 해외건설 누적 수주액은 275억2823만달러로 전년 동기(267억9754만달러) 대비 3%가량 늘었다. 수주건수가 같은 기간 435건에서 546건으로 26% 증가했지만 누적 수주액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롯데건설은 올해 17억6131만달러의 해외건설 수주액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1억1686만달러)보다 10배 이상 늘었다.
지역별로 보면 중동지역을 비롯해 유럽과 중남미 지역 수주액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중동지역 수주액은 77억668만달러로 전년 동기(87억9767만달러)보다 12%가량 줄었다. 유럽 수주액도 같은 기간 37억8773만달러에서 29억7281만달러로 감소했고 중남미 수주액은 13억7174만달러에서 5억5309만달러로 크게 줄었다.
올해 유가 및 환율이 급등하며 해외건설 수주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지만 수주 상황은 여전히 좋지 않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달 평균 원·달러 환율은 1364.10원으로 전년 동기(1182.91원)보다 200원가량 높아졌으며 두바이 유가도 같은 기간 배럴당 80.30달러에서 86.26달러로 상승했다.
손태홍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시장 환경이 전반적인 거시적인 차원에서 본다면 재작년보다 훨씬 더 나아졌다고 얘기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다"며 "반대로 금리가 급격히 올랐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도 해를 넘기는 상황으로 마이너스 요인도 상당히 많다"고 말했다.
이에 올해 누적 수주액 300억달러 달성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해외건설현회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연말에 계약이 성사되며 극적으로 300억달러를 넘길 수 있었다"며 "올해도 최선을 다하고 있긴 하지만 남은 시간이 많지 않아 무리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손 연구위원은 "올해 며칠 남지 않은 상황에서 25억달러 정도가 부족한 상황인데 계약 보고를 앞당긴다면 가능성은 있다"며 "변수들이 있어 확신할 순 없지만 300억달러에 조금 못 미치거나 근처는 달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네옴시티를 비롯해 해외 수주 확대가 예상되고 있지만 내년 당장 실적으로 연결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분석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네옴시티도 결국 도시를 하나 짓는 사업으로 개별적으로 발주가 굉장히 많이 이뤄질 것"이라며 "입찰에 들어가고 계약이 성사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당장 확인할 수 있는 실적으로 연결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현진 기자 khj@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