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여론조사)⑤국민 54.3% "MB 사면 반대"…영남서도 '반대'

38.7% "사면 찬성"…60대 이상 제외 모든 연령, 지역서 '반대' 높아
TK 44.2%·PK 49.0% '반대'…중도층도 절반 이상 '반대'

입력 : 2022-12-23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국민 절반이 넘는 54.3%가 이명박 전 대통령(MB)에 대한 연말 특별사면을 반대했다. 이 전 대통령의 사면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38.7%에 불과했다. 특히 보수의 심장부인 영남에서도 사면 반대 여론이 우세해 윤석열 대통령의 부담을 키웠다.
 
23일 <뉴스토마토>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사흘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선거 및 사회현안 66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54.3%가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연말 사면을 반대한다고 했다. 반면 38.7%는 찬성한다고 응답했다. '잘 모르겠다'며 응답을 유보한 층은 7.1%였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현재 여권에서는 이 전 대통령의 사면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이 전 대통령은 횡령 및 뇌물 수수 등의 혐의로 지난 2020년 대법원에서 징역 17년형이 확정됐다. 만기 출소 시점은 이 전 대통령이 95세가 되는 2036년이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 6월 형집행정지로 풀려나 현재 서울대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형집행정지 만료일은 오는 28일로, 이 전 대통령 측은 형집행정지 연장 신청을 하지 않기로 했다.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지난 19일 이 전 대통령을 찾아 생일 축하 인사와 선물을 건넸다. 이 자리에서 사면 얘기가 오갔을 가능성이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부터 이 전 대통령의 사면 필요성을 언급했다. 고령인 데다, 전직 대통령의 장기 수감은 국가 이미지에도 좋지 않다는 이유였다. 대통령 당선인 시절에는 공개적으로 당시 문재인 대통령에게 이 전 대통령 사면을 요청했으나 갈등 끝에 불발됐다. 이후 지난 광복절 특사에서 이 전 대통령 사면이 유력하게 전망됐으나 낮은 국정 지지율과 국민적 반대에 부딪혀 뜻을 접어야 했다. 때문에 광복절 특사는 정치인은 배제한 채 경제살리기 차원에서 경제인 위주로 단행됐으며, 그 폭도 크지 않았다.
 
법무부는 이날 과천 법무부 청사에서 사면심사위원회를 열고 연말 특사 대상자를 심사한다. 사면위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이노공 법무부 차관, 신자용 검찰국장, 김선화 대검찰청 송무부장 등 내부위원 4명과 변호사와 법학교수 등 외부위원 5명으로 구성된다. 한 장관은 사면위 심사를 거쳐 선정된 대상자들을 윤 대통령에게 상신한다. 윤 대통령은 오는 27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이를 확정 발표할 예정이다. 사면은 28일 0시부로 단행된다.
 
조사 결과를 연령별로 보면, 60대 이상을 제외한 모든 세대에서 이 전 대통령의 사면을 반대했다. 특히 30대와 50대에서 60% 이상이 이 전 대통령의 사면을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대와 40대도 60% 가까이 이 전 대통령의 사면을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20대 찬성 33.7% 대 반대 58.0%, 30대 찬성 32.7% 대 반대 60.7%, 40대 찬성 35.4% 대 반대 59.5%, 50대 찬성 32.5% 대 반대 62.2%였다. 반면 보수 지지세가 강한 60대 이상에서는 절반이 이 전 대통령의 사면을 찬성했다. 60대 이상 찬성 50.4% 대 반대 40.7%였다.
 
지역별로도 모든 지역에서 이 전 대통령의 사면을 반대한다는 응답이 높았다. 특히 보수진영의 지지 기반인 영남조차 반대 응답이 높게 나타났다. 대구·경북(TK) 찬성 41.6% 대 반대 44.2%로, 오차범위 안에서 반대 응답이 앞섰다. 부산·울산·경남(PK)은 찬성 42.9% 대 반대 49.0%로, 반대 응답이 절반 가까이 됐다. 호남과 강원·제주에서는 60% 이상이 반대했다. 광주·전라 찬성 27.3% 대 반대 62.9%, 강원·제주 찬성 29.5% 대 반대 64.0%였다. 이외 경기·인천 찬성 36.5% 대 반대 59.3%, 대전·충청·세종 찬성 40.9% 대 반대 51.7%로, 반대가 절반을 넘었다. 서울의 경우 찬성 44.1% 대 반대 49.9%로, 오차범위 안에서 반대 응답이 높았다.
 
지난해 2월10일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퇴원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정치성향별로 보면, 민심의 바로미터인 중도층에서는 절반 이상이 이 전 대통령의 사면을 반대했다. 중도층 찬성 36.4% 대 반대 52.5%였다. 보수층 찬성 70.2% 대 반대 24.8%, 진보층 찬성 10.5% 대 반대 84.9%로, 진영별로 이 전 대통령의 사면에 대한 의견이 확연히 달랐다. 지지 정당별로도 국민의힘 지지층은 찬성 77.8% 대 반대 14.6%, 민주당 지지층은 찬성 6.3% 대 반대 90.6%로, 입장이 갈렸다.
 
한편 이번 조사는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포인트다. 표본조사 완료 수는 1050명이며, 응답률은 3.7%다. 8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 가중값을 산출했고, 셀가중을 적용했다. 그 밖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또는 서치통 홈페이지(www.searchtong.com/Home)를 참조하면 된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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