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가족 "기억공간 전기 끊겨도 정상 운영"

서울시의회, 오전 9시~오후 6시 제외한 모든 시간대 단전
유가족 측 "초·가스난로 동원해 오후 8시까지 정상 운영"

입력 : 2022-12-23 오후 4:06:29
[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세월호 기억공간'에 대해 23일부터 일부 시간대 전기공급이 중단되지만 4·16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은 기억공간을 단축 운영을 하지 않을 방침이다. 강추위에도 불구하고 가스난로 등을 유지하며 기억공간 운영을 기존대로 유지할 계획이다.
 
이날 4.16 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와 4월16일의약속국민연대는 최근 서울시의회가 이날 오후 6시부터 단전을 강행하겠다고 밝혔으나 오후 8시까지 운영을 하겠다고 밝혔다. 세월호 기억공간은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전 11시~오후 8시까지 운영돼왔다. 시의회는 오전 9시~오후 6시를 제외한 모든 시간에 기억공간에 대한 단전을 진행한다고 밝힘에 따라 이날 오후 6시부터 전기 공급을 끊는다.
 
세월호 기억공간은 지난 2019년 4월 광화문광장에 마련됐지만 광장 재단장 공사로 지난해 11월 서울시의회 앞으로 임시 이전됐다. 광화문광장 공사 재개 당시 기억공간은 철거 문제가 불거졌으나 당시 더불어민주당 절대 다수였던 10대 시의회가 임시 사용 공간을 내줬다.
 
그러나 가설 건축물인 기억공간에 대한 부지 사용 기간은 지난 6월30일부로 끝난 상황이다. 다만 유가족 단체들의 반발로 기억공간은 현재까지 유지 중이다. 10대 시의회는 지난 6월 '서울시 공유재산 세월호 기억공간 임시 가설건축물 설치 허가 연장 및 사용료 면제 동의안'을 의결했다. 2024년 6월30일까지 부지 사용 계약 기간을 2년 연장하고 사용료를 면제하는 내용의 특별 결의안이다.
 
그러나 7월1일부터 국민의힘이 다수인 11대 시의회는 세월호 기억공간 사용기간 연장 신청을 불허했다. 지난 7월20일는 한 차례 전기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가 유가족 단체의 반발로 이를 철회한 바 있다. 대신 9월30일까지 자진 철거 기한을 두기로 했는데 이 또한 유가족 측이 받아들이지 않으며 약 5개월 만에 또다시 같은 문제가 불거진 것이다.
 
시의회는 지난 21일 4·16 단체에 공문을 통해 "지난 6월 30일 계약 기간 만료 후 단체가 공유재산을 점유하고 전기를 무단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단전을 예고했다.
 
자진 철거 미이행에 따른 변상금 부과 문제도 겹쳤다. 시의회 사무처는 지난달 29일과 이달 두 차례에 걸쳐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에 총 1333만원 가량의 '공유재산 변상금 부과 고지서'를 보냈다.
 
4·16연대 관계자는 "오늘(23일)도 서울시의회에 확인했지만 오전 9시~오후 6시를 제외하곤 단전을 하겠다는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고 했다"며 "이는 결국 기억공간 운영시간 단축 조치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지만 보온과 밝기를 위해 가스난로나 초를 동원해서라도 버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7월 분인 1차 변상금은 이의 신청이 기각됐다"며 "2차까지 해서 내년 1월 중순까지 납부하라고 날아온 상황인데 납부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앞에 위치한 세월호 기억공간.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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