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혜실기자] 외국인이 18일 선물시장에서 대규모 매물 폭탄을 쏟아냈다.
양적완화로 대표되는 미국發(발) 추가경기부양책에 대한 의구심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인은 이날 선물시장에서 금액기준으로 1조2787억원 어치를 내달팔며, 지난 1월22일(금액기준 2조2965억원)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계약기준으로도 1만471계약을 순매도하며 역시 지난 1월22일(2만737계약 순매도) 이후 최고를 나타냈다.
당시 지난 1월은 오바마 美 대통령의 강력한 은행규제안이 언급되는 시기였다.
이는 미국의 2차 양적완화 정책이 기대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되면서, 투자심리가 다소 위축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 "지난주 벤버냉키 의장이 2차 양적완화를 시사했지만 다소 조심스러운 입장으로 선회해 주식시장에 부담을 줬다"며 "중국 5중전회의 모멘텀 역시 미국 양적완화 시행의 불확실성으로 묻혀지고 있다"고 말했다.
심 팀장은 또 "주택차압과 관련해 미국 금융기관에 대한 SEC의 조사착수가 금융권 실적과 부동산시장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로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다"고 말했다.
달러 약세에 대한 기대감이 약해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다.
최운선 LIG 투자전략팀 차장은 "달러가 강세로 바뀔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에 환 FX마진에서 리스크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최 차장은 "원화절상과 더불어 정책금리 인상 가능성도 커지면서 외국인들의 투자패턴이 변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철중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양적완화정책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이 빠지면서 미국증시는 최근 상승세가 주춤하고 있고,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 역시 6bp 상승하며 2.57%로 마감했다"며 "이를 양적완화에 대한 기대가 둔화되는 시그널이라고 본다면 그동안 진행되었던 달러약세추세도 멈출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15일 올해 달러인덱스의 저점인 76.5에서 77.4까지 반등했다.
김 연구원은 "달러 강세가 지속되면서 외국인의 주식매수세가 중단된다면 한국 증시도 조정받겠지만 그 폭은 제한적인 수준에서 멈추리라 판단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