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이태원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최근 검찰의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 반려 결과를 납득하기 어렵다며 보완수사를 거친 뒤 재신청하겠다고 밝혔다.
김동욱 특수본 대변인은 29일 오전 서울 마포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서울서부지검의 보완수사 요구에는 최 서장의 피해자 158명의 최종 생존시간, 구조시간, 구조후 방치시간 등을 특정해달라는 내용이 있다"며 "이는 사실상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고, 이 부분에 대한 공통된 의견 갖고 있음에도 보완수사 요구에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보완수사 요구에 대해 상당부분 납득할 수 없다"며 "신속히 새로운 보완수사 요구 사항에 대해 수사한 후 영장 재신청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수본은 법적으로 소방에 재난안전 예방 의무가 있지만 용산소방서가 핼러윈 축제 기간에 적절히 대비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이태원 핼러윈 소방안전대책으로 세워서 근무자를 해밀톤호텔 앞에 두 명, 최 서장이 감독 근무인데 하지 않았다"며 "만약 정위치 근무를 제대로 했으면 경찰의 소방 공동대응요청에도 바로 응했을 수 있고 곧장 대응할 수 있는 구조활동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또 최 서장이 참사 현장에서 적절한 지휘를 하지 못해 피해가 확산됐다고 했다. 김 대변인은 "최 서장이 10시30분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끼임현상이 많이 발생했고 최 서장은 그 현장을 2~3m 앞에서 목격했다"며 "당장 소방 대응 3단계를 발령해도 되고 지휘선언을 해도 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휘선언이 더 빨랐다면 가까운 소방대원의 구조활동이 가능했고 인근 소방대원이 현장에 더 빨리 도착했을 수도 있다"며 "임시응급진료소도 설치했지만 긴급과 비응급을 분류하지 않았고, 순천향 병원에 사망자가 73명이 있어 보내지 말라는데도 사망자를 병원으로 이송시켰다"고 설명했다.
앞서 서부지검은 지난 28일 특수본이 신청한 최 서장의 구속영장에 대해 반려, 보완수사를 요구했다. 범죄 혐의를 입증할 정도로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고 증거인멸 등 구속 사유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수본은 최 서장이 참사 직전 경찰의 공동대응 요청에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아 참사를 초래하고 사고 발생 이후에도 구조 지휘를 소홀히 해 인명피해를 키운 혐의로 지난 27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 특수본은 이날 오전 10시쯤 소방청 소속 119대응국장과 119상황실장이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혐의 피의자로 출석해 조사를 받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이태원 참사 당일 중앙긴급구조통제단(중통단)을 운영하지 않고도 운영한 것처럼 허위 공문서를 작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 (사진=연합뉴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