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왼쪽)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5일 오후 서울 송파구민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송파을 신년인사회에서 장제원 의원과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차기 당대표를 선출하는 3·8 전당대회를 앞두고 국민의힘 당권 주자들이 잇따라 캠프를 꾸리며 인재 영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원조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과 친이(친이명박)계 김영우 전 의원 등은 일찌감치 각 캠프 브레인으로 자리 잡고 선거 전략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일찌감치 당대표 출마 선언을 한 김기현 의원은 9일 오후 국회 인근 사무실에서 캠프 개소식을 열고 본격적인 당권 레이스를 시작했다. '윤심(윤 대통령 의중)'을 얻은 김 의원의 위세를 말해주듯 이날 개소식에는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해 정우택 국회부의장 등 당내 주력 인사들이 대거 몰렸다. 김 의원은 개소식 후 기자들과 만나 "김기현에게 맡기면 지는 일 없다. 걱정할 필요가 없다"며 "김기현은 늘 총선뿐만 아니라 전국 선거에서 이겨왔고, 문재인정부와도 당당히 겨뤄 이긴 사람"이라고 자신을 치켜세웠다.
특히 김 의원은 윤핵관(윤석열 핵심관계자) 중에서도 핵심으로 꼽히는 장제원 의원과의 연대, 이른바 '김장 연대'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7월부터 두 사람의 접촉이 많아지며 정치권에서는 두 사람 간의 연대설이 계속 흘러나온 바 있다.
장 의원은 대선 이후 윤석열 대통령의 당선인 대변인과 당선인 비서실장을 지낸 대표적인 친윤(친윤석열)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5월 셰이크 칼리파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 별세 당시 장 의원을 대통령 특사 겸 조문사절단장 자격으로 현지에 파견하는 등 절대적인 신임을 보였다. 김 의원에게 장 의원은 단순한 의원 한 명의 의미가 아닌 윤심까지 가져올 수 있는 카드다. 다만 세간의 눈초리를 의식한 듯 개소식에 장 의원이 참석하지는 않았다.
안철수(가운데) 국민의힘 의원이 9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당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마친 뒤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 오른쪽이 김영우 전 의원. (사진=연합뉴스)
이날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의원은 '친이계' 출신의 김영우 전 의원에게 당 대표 경선 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겼다. 각각 울산과 부산이 지역구인 김기현·장제원 연대가 '영남'에 기반을 뒀다면 안 의원은 경기 포천에서 내리 3선(18·19·20대)을 한 김 전 의원을 품에 안고 '수도권+PK(부산·울산·경남)' 확장 전략을 내세웠다. PK 출신인 안 의원은 이날 당대표 출마 선언 직후 창원에서 열린 경남도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했다,
앞서 안 의원은 7일 김장연대를 향해 "김장 김치는 3월이 되면 쉰다. 텃밭 연대 아니겠느냐"고 평가절하했다. 그러면서 자신을 향해 "저는 영남에 뿌리를 둔 수도권 의원으로 강북에서 초·재선을 했기 때문에 강북이라든지 경기 북부를 중심으로 수도권 민심을 제일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며 수도권·영남과 모두 인연이 있음을 강조했다.
현재 출마설이 돌고 있는 '비윤(비윤석열)계' 핵심주자 유승민 전 의원을 비롯해 나경원 전 의원이 참전할 경우 각 캠프에 합류할 인사들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지난 대선 당시 유 전 의원의 경선 캠프에 참여한 바 있는 '친유(친유승민)계'로 분류되는 유의동, 김희국, 김병욱, 김웅 의원 등이 합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 의원의 경우 그의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캠프에 합류했던 이들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여성가족부 장관과 청와대 대변인 등을 지낸 김희정 전 장관 등의 합류가 예상된다. 범친윤계로 분류되는 나 의원이 출마할 경우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과정에서 당 주류 분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