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0일(화) 토마토Pick은 소아과 전공의 인력 부족 심화에 대해 정리해봤습니다. 2023년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율이 16.6%에 그쳤습니다. 뿐만 아니라 가천대 길병원은 소아청소년과 인력 부족으로 입원 환자 진료를 중단했습니다.
가천대 길병원, 소아청소년과 입원 진료 중단
가천대 길병원은 최근 몇 년간 소아과 전공의 수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이달 초부터 내년 2월 말까지 소아과 입원 진료를 잠정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특히 내년 상반기 전공의 1년 차 모집 과정에서 소아청소년과(정원 4명) 지원자는 없었다고 합니다.
☞관련기사 길병원 뿐만 아니라 전국 전공의 수련병원 96곳 중 75%가 내년부터 진료를 축소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전공의 부족으로 소청과 교수들의 당직이 2년 이상 길어지면서 한계 상황에 도달했기 때문입니다.☞관련기사
소아과 전공의 인력난 심화
소아과 전공의 인력난에 대해서는 이전부터 꾸준히 제기됐는데 길병원 사태를 통해 보통 심각한 상황이 아니라는 게 드러났습니다. 소아과 전공의 지원율은 2019년 80%에서 2020년 74%, 2021년 38%, 2022년 28%,
올해는 15.9%까지 감소했습니다. 2023년 전국 수련병원 소아과 전공의 지원은 207명 정원 중에서 33명이라고 합니다. 아산병원, 강북삼성병원을 제외하고는 모두 미달이며, 특히
세브란스병원을 포함한 55개 병원에는 단 1명도 지원하지 않았습니다.
☞관련기사 또한 학회에 따르면 정상적인 소아청소년 응급진료가 가능한 수련병원은 36%, 입원전담 전문의가 1인 이상 운영되는 곳은 27%(서울 30%, 지방 24%)에 불과합니다. 근무 전공의가 한 명도 없는 수련병원이 올해 서울 12.5%, 지방 20%로, 내년에는 필요 전공의 인력의 39%만 근무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관련기사 최근 5년동안 동네 소아과 병원 662개가 폐업하는 등 1차 병원 붕괴 현상도 심각합니다.
소아과 전공의가 줄어든 까닭은?
소아과 전공의 지원율이 떨어진 이유는 크게 4가지입니다. 간략하게 정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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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코로나19 :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저출산입니다. 최근 발표된 한국 출산율은 0.79명으로, 진료 수요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코로나19가 발발하면서 소아과 진료가 40%나 감소했습니다.
-저렴한 수가, 적은 비급여 항목 : 한국의 수가는 미국의 약 10%, 일본의 약 20%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여기에 소아과는 진료 시간과 인건비는 많이 들지만 매출이 적습니다. 아이가 진료에 협조적이지 않을 뿐더러, 성인보다 약물 투여 용량이 적어 약제 매출이 적고 검사 장비 사용 빈도도 높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한 비급여 항목도 타 과목에 비해 적은데요. 이런 상황에서 2013년 정부는 예방백신까지 급여화했습니다.
-부모의 ‘갑질’ : 부모의 '갑질'도 한 몫하고 있습니다. 맘카페 등에서 진료비를 공짜로 해달라는 등 갑질로 소아과가 폐업하는가 하면, 아이를 제대로 봐주지 않는다며 의료진에게 폭언, 폭행하는 사례도 자주 나오고 있습니다.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사건 : 소아과 의사의 이탈을 가속화했던 사건인데요. 논란의 여지가 많은 사건이지만, 어쨌든 아이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의료진이 진료과실 '가능성' 만으로 형사기소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첫 사례가 되면서 소아과 진료 인력 급감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입니다.
학회가 내놓은 해결 방안은?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대한아동병원협회 등 단체는 이러한 소청과 전문의 인력난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 개입을 강력히 주장했는데요. 해결방안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겠습니다.
☞관련기사
-기본 수가 2배 이상 강화
-경증질환 대비 중등도에 따른 가산율 인상
-전공의 임금 지원과 PA(진료보조인력) 비용 지원 : 현재 흉부외과, 외과 등에서 시행
-고난도, 중증, 응급질환 전문의 중심 진료체계 전환
-소아청소년과 입원전담전문의 제도 신설 및 인건비 50% 긴급지원
-아동 진료 안전망 유지 위한 양육의료특별법 제정
-총리 직속 소아청소년 총괄 부서 운영
-복지부 내 소아청소년건강정책국 신설
정부, 제대로 된 대책 제시할까?
보건복지부는 지난 8일 필수의료 지원방안 초안을 발표했는데요. 첫 발표에서 '중증, 응급, 분만, 중증소아'를 중심으로 한 지원 대책을 먼저 내놨습니다. 차전경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장은 "소아청소년과 관련 내용은 좀 더 보충할 계획"이라며 "급한 부분부터 진행하고, 차근차근 내려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소아 환자와 관련한 내용만 정리해보겠습니다.
☞보건복지부 홈페이지
-24시간?365일 상시 필수의료를 제공받을 수 있는 지역완결적 필수의료체계 제공
-충분한 의료인력 확보
-적정 보상(수가) 지급
-중증소아의 재택치료 대상 확대
-소아암 환자 병원 신규 확대
-소아 환자에 대한 재택치료와 단기 입원에 대한 보상 지급
-재택치료 중 긴급 입원 사유 발생 시 보호자 없이도 단기 입원 가능(시범)
-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 적자 사후 보상(시범)
국내외 소아청소년과 현황
국내외 소아청소년 관련 현황은 다음과 같습니다.
-미국 : 신생아중환자실 의사 1명 당 6병상 담당. 전국 어린이 병원 250개 이상.
-일본 : 신생아중환자실 의사 1명 당 7병상 담당. 전국 어린이 병원 26개. 병상 수 4000개 이상
-한국 : 신생아중환자실 의사 1명 당 14병상 담당. 전국 어린이 병원 12개. 병상 수 1000개 이상
일본은 어떻게 극복했는가?
일본 역시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저출산으로 인한 극심한 인구감소를 겪고 있는데요. 일본은 정부와 지자체 병원 등이 직접 개입하면서 진료 붕괴 위기를 막아내려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관련기사
-3세 미만 환자 진료시 가산율 100% 이상 보장
-지역 의료 붕괴 막기 위한 지역 의료 제공 체제 확보
-소아청소년과 모든 분야 필수 의료 지정
-어린이병원 적자에 대한 정부-지방 재정 투입
-휴일가산, 연령가산 등 각종 지원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