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솔 기자] 경기도가 일제강점기부터 해방이후까지 아동인권유린이 자행됐던 선감학원사건의 피해자들에게 위로금을 지급합니다.
경기도는 11일 도에 거주하는 선감학원 아동인권침해 사건 피해자들에게 500만 원의 위로금과 월 20만 원의 생활지원금 등을 지급할 계획입니다. 도는 지원을 위해 올해 선감학원 사건 위로금과 의료실비 지원을 포함해 선감학원 사건 추모비 설치와 추모문화제 지원 등에 14억2000만 원의 예산을 편성했습니다.
40년간 자행된 '선감학원' 인권유린
선감학원 사건은 일제강점기부터 군사정권까지 무려 40년간 인권유린을 보란듯이 자행한 것을 말합니다. 일본제국주의가 패망을 향해 달려가며 '악의 몸부림'을 치던 1942년, 조선총독부가 태평양전쟁의 총알받이로 전락할 전사를 확보한다는 구실로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에 있었던 선감도에 설립한 시설입니다.
일제 패망 이후에는 1982년까지 운영되며 부랑아 갱생,교육 등을 명분으로 아동과 청소년을 강제로 연행해 격리 수용했습니다. 부랑아 교화를 명목으로 끌려간 소년들이 4700여 명이나 됩니다.
달아나지도 못하는 갇힌 곳에서 이들은 강제노역과 가혹행위에 시달렸습니다. 8~19살 소년들은 이유도 모른 채 인권을 짓밟힌 겁니다. 삼청교육대와 형제복지원과 같이 무작정 길거리에서 붙들린 무고한 어린이나 청년들이 다수 포함돼 있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10월 20일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는 선감학원 사건에 대해 '공권력에 의한 아동인권침해'로 결론 내리고, 경기도와 국가를 대상으로 공식 사과를 요청한 바 있습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선감학원 폐원 40년 만인 지난해 10월, 피해자들에게 가해진 국가폭력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선감학원 사건 치유 및 명예회복 종합대책'을 발표했습니다.
김 지사는 "비록 과거에 자행된 일이지만 현재를 사는 우리가 이 문제의 사실 규명과 피해지원에 대한 분명한 책임을 갖고 있다"며 "지난해 약속드린 대책을 성실히 이행하며 상처 치유와 명예 회복에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경기도, 선감학원 피해자 지원 실행
경기도는 선감학원 피해자에게 약속했던 종합대책을 본격 이행합니다.
우선 도는 종합대책에 대한 약속 이행의 첫 조치로 지자체 차원의 국가폭력 피해자 위로금 지원에 나섭니다. 지원대상은 선감학원 사건의 피해자로, 경기도에 거주해야 합니다. 예상 지원 대상은 100여 명으로 도는 수시로 신청을 받은 후 분기말에 '선감학원 사건 피해지원 심의위원회'를 거쳐 지원 대상을 최종 결정할 예정입니다. 첫 지급일은 지원 대상자 심의 이후인 3월 말입니다.
또한 올해부터 피해자 신고센터를 지원센터로 개편해 도내 거주 피해자에 대한 지원기능을 대폭 강화하고, 전문상담사를 통한 피해 트라우마 해소 프로그램 운영도 함께 진행합니다.
선감학원 지원, 한계 여전
그러나 여전히 숙제는 남아 있습니다. 선감학원 피해자더라도 경기도 외 다른 지역에 거주하고 있다면 피해 지원금을 받지 못합니다. 경기도가 아닌 다른 곳으로 터전을 옮겼다면 '짓밟힌 인권'에 대한 몇푼 안되는 보상마저 받지 못한다는 겁니다.
지적이 이어지자 도는 지난해 12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에 관한 기본법 개정안'을 마련해 국회에 건의했습니다.
경기도 외 다른 지역에 거주하는 피해자들에게도 지원금이 지급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도는 앞으로도 정부와 국회를 대상으로 관련 피해자들이 지원대책에서 소외 받지 않도록 입법을 지속적으로 요청·촉구할 계획입니다.
지난해 10월 20일 오전 서울시 중구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에서 열린 선감학원 아동 인권침해 사건 진실규명 결정 발표 기자회견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피해자를 위로하고 있다.(사진=경기도)
수원=박한솔 기자 hs696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