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호세 페르난데스 미국 국무부 경제 차관이 지난 9일 한국을 방문, 11일 출국했습니다. 차관 일행은 미국 정부가 밀고 있는 오픈랜(Open-RAN)의 글로벌 확산에 국내 기업들도 동참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내 통신사 가운데서는
KT(030200) 임원들과 미팅도 진행했습니다.
오픈랜 미는 미국…KT, 차관 일행에 오픈랜 추진현황 설명
오픈랜은 서로 다른 제조사의 기지국 장비를 상호 연동해 활용할 수 있는 개방형 무선접속망 기술입니다. 쉽게 말해 무선 기지국 연결에 필요한 소프트웨어 성격의 통신기술을 개방형 표준으로 통일하는 것을 말합니다.
삼성전자(005930), 화웨이, 에릭슨 등 다양한 장비 업체 가운데 코어장비부터 기지국까지 하나의 회사 제품을 사용해야 했지만, 오픈랜 기술이 적용되면 코어, 기지국, 안테나를 각각 다른 회사 제품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미국 정부가 중국의 5G 인프라 장악력을 견제하기 위해 강조하고 있는 기술입니다.
KT는 페르난데스 차관 일행에 자사의 오픈랜 추진 현황에 대해 설명했다고 합니다. KT가 지난해 8월 국제 오픈랜 기술 협의체 O-RAN 얼라이언스에 제안한 연동 규격은 표준으로 승인받았습니다. 국내 5G 무선망 설정값과 구성 방식 등을 오픈랜 국제 규격에 반영하도록 한 것입니다. KT는 "미국 정부가 추진 중인 오픈랜 로드쇼 참여를 검토하겠다는 의사도 전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호세 페르난데스 미국 국무부 차관이 방한해 기업들을 만나고 있다.(사진=호세 페르난데스 차관 트위터)
구글·넷플릭스 만난 미 국무부 차관…망 중립성 언급
호세 페르난데스 미국 국무부 경제 차관은 구글과 넷플릭스 관계자들을 만나 사업 현황에 대한 설명도 들었습니다. 자신의 트위터에 이러한 내용을 공유하기도 했습니다. 페르난데스 차관은 "구글코리아와 만나 한국의 글로벌 비즈니스 기회와 기술 및 스마트 규제가 혁신, 일자리, 성장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논의했다"고 트위터에 게시했습니다. 넷플릭스와 만남에 대해서는 "한국과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좋은 콘텐츠를 제공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망 중립성에 대해 언급한 부분이 눈길을 끌었는데요. 콘텐츠를 원할 때, 원하는 방식으로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호세 차관은 강조했습니다. 한국에서 추진되고 있는 망이용대가 부과에 대한 법이 통과될 경우 데이터를 전달하는 데 차별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를 우회적으로 지적한 것이란 의견도 나오는데요. 앞서 SK브로드밴드와 망이용대가를 놓고 법정공방 중인 넷플릭스를 방문한 것도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해석되는 분위기입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