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2차 조정안서 '5분지연' 삭제…전장연 "유감"

입력 : 2023-01-12 오후 4:51:17
[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법원이 서울교통공사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소송의 2차 강제조정안에서 '5분 초과' 문구를 삭제했습니다. 이에 전장연측은 "관치가 법치를 흔들어버렸다"며 비판했습니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장혜영 상임 조정위원은 6일 공사가 전장연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과 관련한 2차 조정안을 결정했습니다. 해당 조정안은 1차 조정안에서 명시한 '5분 초과 지연 시 손해배상' 문구가 삭제됐습니다. 이 문구 외에 나머지는 동일한 것으로 알려집니다.
 
"5분 시위하겠다" vs. "1분도 안 돼"
 
지난달 19일 법원은 1차 조정안에서 전장연에 열차 출입문을 여닫는 것을 방해하는 방식 등으로 운행을 지연시키는 시위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또 전장연측에 열차 운행을 5분 이상 초과해 지연시키면 500만원을 공사에 내라고 결정했습니다.
 
전장연측은 1일 해당 조정안 수용 의사를 밝히며 "지하철에 기꺼이 5분 이내 탑승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시위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뜻인 거죠.
 
반면 오세훈 시장은 법원 조정안을 거부했습니다. 오 시장은 같은 날 방송사 인터뷰에서 “1분만 늦어도 큰일 나는 지하철을 5분씩이나 연장할 수 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민형사적 대안을 모두 동원할 것이며 내일(2일)부터는 무관용”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실제 2일 전장연은 지하철 5분 시위를 시도했지만, 공사의 전면 통제로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전장연 "법원, 관치에 휘둘려"
 
이 때문에 이번 2차 조정안을 두고 전장연은 측은 법원이 관치에 휘둘렸다고 비판합니다. 오 시장의 요구에 따라 조정안 변경이 이뤄졌다는 것이죠. 전장연측은 12일 논평을 통해 "법원의 2차 조정문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의견을 반영한 결과"라며 "관치가 법치를 흔들어 버린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법에도 명시된 장애인의 권리가 지켜지지 않고 유보돼 왔는지 뼈저리게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전장연 측은 2차 조정안 수용 여부에 대해서는 향후 논의를 통해 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 승강장에서 5분이 표시된 시계를 들고 지하철 탑승을 시도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달 19일 서울교통공사가 전장연과 이 단체 박경석 대표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을 강제조정하며 전장연이 지하철 승하차 시위로 5분을 초과해 지하철 운행을 지연시키면 1회당 500만원을 공사에 지급하도록 했다. (사진=연합뉴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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