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일대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뉴스토마토 김현진 기자] 지난해 원자재 가격이 급격히 상승하며 공사비를 증액하는 사업장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공사비가 상승되며 분양가 인상도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미분양 리스크가 여전한 상황으로 건설사들의 수익성에도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GS건설(006360)은 지난 4일과 6일 '신반포4지구 주택재건축정비사업', '개포주공4단지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의 공사비를 인상하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신반포4지구는 이번 계약을 통해 공급물량은 줄어든 반면 공사비는 늘었습니다. 신반포4지구 재건축 사업은 기존 아파트 31개 동 총 3685가구 규모에서 29개 동 3307가구 규모로 총가구수가 300가구 이상 줄었습니다. 다만 공사비는 기존 9352억원에서 1조1331억원으로 2000억원가량 증가했습니다.
개포주공4단지는 공급물량과 공사비 모두 증가했습니다. 강남구 개포동 일대에 아파트 34개 동 총 3256가구 규모에서 35개 동 3375가구로 증가하며 공사비도 9089억원에서 1조1389억원으로 늘었습니다.
GS건설 관계자는 "신반포4지구 같은 경우 시공사 선정 이후 설계 단계에서 대형 평형을 원하는 조합원들이 많아 작은 평수가 줄고 대형 평수를 늘리는 과정에서 총가구수는 감소했지만 공사비는 늘었다"고 말했습니다.
(표=뉴스토마토)
원자재 가격 급등…시공사 수익성 악화 '우려'
사업 수주 이후 공사비가 증액되는 데에는 시멘트를 비롯한 레미콘, 철근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입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공사에 투입되는 원자재·노무·장비원가 등 건설공사비지수는 최근 2년간 20%가량 상승했습니다.
실제로 시멘트 가격은 2021년 톤당 7만8800원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2월 9만3000원으로 인상된 이후 11월에는 10만5000원 수준까지 올랐습니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공사비 증액이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변경 계약이 원활히 체결되지 않을 경우 건설사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공사비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인데 변경 계약이 원활히 진행되면 좋지만 그렇지 않으면 그에 대한 리스크는 고스란히 시공사가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전체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공사비 증액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건설사들의 수익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최근 2년 사이에 공사를 진행하는 데 있어 들어가는 비용이 20% 이상 올랐다"며 "건설사들이 공사 진행 시 수익이 5% 정도인데 비용이 그 이상으로 올라 수익이 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는 "공공공사의 경우 물가 상승을 반영해주는 조항이 있는데 민간공사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협상이 원활히 되지 않는다면 리스크를 온전히 떠안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김현진 기자 khj@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