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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이재혁 기자]
애드바이오텍(179530)이 총 379억원 규모의 외부 자금 조달 계획을 공시하며 전액을 채무상환이 아닌 임상비로 투입하겠다고 밝혀 관심을 끌고 있다. 애드바이오텍은 전환사채(CB) 풋옵션 리스크와 함께 1년 내 만기 도래 차입금 상환 부담을 안고 있어 조달 자금 전액을 임상에만 사용하기에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규모 자금 조달 소식에 주가가 이틀 연속 상한가로 직행하면서 풋옵션 리스크를 떨쳐냈지만, 앞서 풋옵션 대응을 위해 조달했던 자금만으로는 단기 차입금 대응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애드바이오텍)
CB 발행과 유증으로 379억원 조달…전액 '임상비' 투입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애드바이오텍은 지난 9일 100억원 규모의 제7회차 무기명식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 발행 결정을 공시했다. 발행 대상자는 고릭스다. 또한 회사는 같은날 오큐피바이오엠을 대상으로 한 총 279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 결정 소식도 전했다. 이를 통해 오큐피바이오엠은 보통주 681만5726주와 전환우선주 1000만주를 인수하게 되며 애드바이오텍의 경영권을 넘겨받게 된다.
애드바이오텍은 CB 발행을 통한 조달 자금 전액을 미국 FDA 3상 'FLORA-5' 임상자금을 비롯한 운영자금으로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경영권 변경을 수반하는 유증을 통해 확보하는 자금 역시 전액 임상비 등 운영자금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전체 공시를 살펴보면 오는 10월 지난 6회차 CB의 풋옵션(조기상환청구권) 행사 가능 시점이 도래하는 시점에서 대규모 조달자금의 구체적인 사용 목적에 채무상환을 명시하지 않았다는 점이 눈에 띈다.
앞서 회사는 지난해 4월 운영자금 확보와 채무상환자금 확보 목적으로 45억원 규모의 6회차 CB를 발행한 바 있다. 발행 당시 전환가액은 2549원, 현재 전환가액은 2400원이다. 투자 유치 소식을 공시하기 이전인 지난 5일까지만 하더라도 회사의 주가는 1915원으로 전환가액을 하회하고 있어서 풋옵션 행사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었다.
이와 관련해 회사는 해당 CB 상환 명목 하에 주주들에게 손을 벌리기도 했다. 지난 3월 회사는 일반공모 유증을 통해 57억원을 모집하고자 했는데, 조달 자금 가운데 12억원을 운영자금, 45억원을 6회차 CB 상환에 활용한단 계획이었다. 다만 청약 미달로 실제 모집금액은 31억원 수준에 그쳤다.
이에 실제로 풋옵션이 행사될 경우 조달 자금 31억원을 모두 상환에 투입한다 하더라도 단순 계산했을 때 12억원의 차액이 발생하는 셈이다. 문제는 이외에도 회사가 갚아야 할 은행 차입금 부담이 크다는 점이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애드바이오텍의 단기차입금 내역을 살펴보면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은 58억원 규모에 달한다. 반면 같은 시점 회사가 보유한 현금및현금성자산은 6억원에 불과해 만기도래 차입금 규모를 하회하고 있다. 같은 시점 회사의 유동비율은 70.28%, 부채비율은 369.78%으로 적정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상태다.
대규모 자금 조달에 주가 상한가…풋옵션 리스크 해소 효과 기대
애드바이오텍은 연간 100억원 안팎의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2022년 상장 이래로 영업이익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당기순이익은 상장 당해 연도를 제외하고 적자를 유지하고 있으며, 영업활동현금흐름도 2023년을 제외하고는 마이너스(-)를 유지, 현금 유출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더해 회사는 현재 247억원 규모의 결손금이 누적된 기업으로 사실상 단기간 내 실적 개선을 통한 현금 확보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번 미국 임상 소식도 임상 소요 기간을 고려한다면 빠른 시일 안에 유의미한 실적 개선을 이끌어내긴 어려울 전망이다. 이에 단기 차입금 상환을 위해선 자금조달이 필요한 상황임에도 379억원의 외부조달자금을 채무상환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겠다는 회사의 의중에 관심이 쏠린다.
우선 대규모 외부자금 조달 소식에 회사의 주가는 이틀 연속 상한가로 직행했다. 공시 당일 장마감 기준 애드바이오텍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570원(29.77%) 상승한 2485원으로 마감됐고, 10일 현재 전일 대비 745원(29.98%) 오른 3230원에 거래되고 있다. 여기엔 조달 자금이 전액 미국 임상에 투입돼 실적 개선 가능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애드바이오텍의 주가가 현 상태를 유지한다고 가정한다면, 6회차 CB의 전환청구까지도 기대해볼 수 있다. 이렇게 될 경우 올해 초 유증을 통해 조달한 자금 31억원을 풋옵션 대응이 아닌 만기도래 차입금 상환에도 사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이럴 경우라도 회사의 단기 유동성 문제가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는 만큼 회사가 공시에 기재한대로 CB 발행과 유증을 통한 조달 자금을 실제로 채무상환에 사용하지 않을지는 의문이다.
이와 관련해 <IB토마토는> 애드바이오텍 측에 만기도래 차입금 상환 계획과 대규모 외부 조달 자금의 구체적인 사용 용도에 대해 질의하고자 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이재혁 기자 gur9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