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1일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2023 서울시당 신년인사회를 마치고 이동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를 고민하고 있는 나경원 전 의원이 15일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 등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을 겨냥해 "제2의 진박감별사가 쥐락펴락하는 당이 과연 총선을 이기고 윤석열정부를 지킬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습니다. 장 의원이 전날 나 전 의원의 저출산위원회 부위원장 사의 표명에 대해 "공직을 자기 정치에 이용한 행태는 대통령을 기만한 것"이라고 지적한 데 따른 반응으로 보입니다.
나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2016년의 악몽이 떠오른다"며 "우리 당이 이대로 가면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지난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 내부에서는 이른바 진박(진실한 친박근혜·진짜 친박근혜) 중심으로 공천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나 전 의원이 언급한 진박감별사는 당시 총선에서 특정 후보를 밀었던 새누리당 내 일부 친박(친박근혜) 의원들을 말하는데요. 이 과정에서 당시 김무성 대표는 '진박 공천'에 반발해 대표 직인을 들고 부산으로 가 ‘옥새파동’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당내 갈등으로 인한 새누리당의 총선 결과는 처참했습니다. 당시 새누리당은 원내 1당은 물론 과반이 되는 의석을 얻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122석을 얻으며, 원내 2당이 됐고, 민주당은 1석 차이로 원내 1당이 됐습니다.
이와 관련해 나 전 의원은 "성공적 국정을 위해서는, 소통과 중재, 조정과 이해가 필수다. 그래서 참모들의 융통성과 유연함이 중요하다"며 "윤석열정부의 진정한 성공에 누가 보탬이 되고, 누가 부담이 되는 지는 이미 잘 나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당원과 국민들도 분명히 그 '팩트'를 알게 되실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나 전 의원은 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을 자기 정치에 이용했다는 비난에 대해서도 정면으로 반박했는데요. 나 전 의원은 "일부 정치세력이 왜곡하는 것과 달리, 저출산고령사회부위원장직은 정식적인 공직도, 상근직도 아니다"라며 "누구든 사회에서의 본연의 직업을 유지하며 민간인으로서 비상근으로 수행할 수 있는 직분"이라고 했습니다. 이어 "저의 당협위원장직, 당원 신분도 그대로였다"며 "정치인 나경원의 소명도 저는 외면할 수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나 전 의원은 "위원회 업무를 하며 적잖은 암초에 직면했다"며 급기야 제가 해외 정책 사례를 소개한 것을 두고 정면으로 비난하고 '포퓰리즘'이라는 허황된 프레임을 씌워 공격했다. 더 이상 제대로 된 직무 수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저는 사의를 표명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혹자는 '거래', '자기정치' 운운한다. 그들 수준에서나 나올 법한 발상"이라며 "제가 저출산 문제를 대하는 태도는 적어도 그렇게 가볍고 얄팍한 수준이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저는 어디서든, 저출산과 고령화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제 진정성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