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기업공개(IPO) 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상장을 준비 중인 이커머스 업체들의 전략에 관심이 쏠립니다. 오아시스마켓은 빠른 속도로 상장 절차를 밟고 있는 가운데 11번가도 조만간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SSG닷컴은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습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마켓컬리 운영사 컬리가 IPO에서 중도 하차를 결정한 가운데 올 상반기까지는 IPO 시장 한파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주식시장은 항상 6개월에서 1년 정도 선행하는데 오는 6월이 가장 바닥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하반기부터 점차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는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 꽁꽁 얼어붙은 IPO시장…오히려 기회?
이같이 시장 상황이 얼어붙었음에도 IPO 추진에 적극적인 자체를 취하는 이커머스가 있습니다. 바로 오아시스마켓입니다. 현재로서 일정만 놓고 보면 '이커머스 상장사 1호' 수식어는 오아시스마켓이 가져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오아시스는 지난 12일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코스닥 상장 절차에 돌입했습니다. 다음 달 7~8일 수요예측을 진행한 후 14~15일 일반청약을 거쳐 2월 중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다는 계획인데, IPO 한파를 뚫어낼지 업계의 관심이 높습니다.
오아시스의 기업가치는 1조원 안팎으로 평가받는 가운데 이번 상장으로 523만6000주를 공모합니다. 공모예정가는 3만500원에서 3만9500원으로 총 공모금액은 1597억~2068억원 규모입니다.
이처럼 오아시스가 구체적인 상장 일정을 밝힌 것은 상장에 대한 회사의 강한 자신감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배경에는 높은 매출 성장률과 흑자 경영이 있습니다. 지난 2015년 193억원에 불과했던 오아시스의 매출은 2021년 3569억원으로 18.5배 증가했습니다. 지난해 3월에는 매출 3118억원, 영업이익 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0%, 78%의 신장률을 냈고요.
오아시스 관계자는 "IPO 시장이 침체한 상황이지만 오히려 공격적인 IPO 추진으로 오아시스의 경쟁력을 입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오아시스 마켓 본사 전경. (사진=오아시스마켓)
◆ 올 9월 상장 목표 11번가 "기업가치 극대화"
올해 안에 상장을 마쳐야 하는 11번가는 1분기 내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할 예정입니다. 11번가는 2018년 국민연금과 사모펀드(PEF) 운영사 H&Q코리아로부터 5000억원을 투자 받으며 5년 내 IPO 추진이라는 계약조건을 걸었는데요. 이에 따라 올해 9월까지는 IPO를 마쳐야만 합니다.
당초 일각에서는 어려운 시장 상황에 11번가의 IPO 계획이 연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지만 11번가는 계획대로 추진한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다만 적절한 때를 기다리던 11번가 입장에서는 얼어붙은 시장 분위기에 아쉬움이 큽니다. 11번가가 원하는 기업가치는 3조~4조원인 반면 현재 예상된 몸값은 2조원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11번가는 올해 기업가치 극대화를 위한 성장 노력을 지속하는 한편 이커머스 시장에서 주도적 사업자가 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습니다.
◆ 한발 물러선 SSG닷컴 '신중모드'
SSG닷컴은 한발 물러서서 시장 상황을 관망 중입니다. 2018년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와 블루런벤처스로부터 1조원을 투자받은 SSG닷컴은 2021년 총 거래액(GMV) 5조1600억원 목표를 달성하며 투자자 풋옵션 조항을 충족시킨 상태입니다.
SSG닷컴 측은 "시장이 기업가치를 제대로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 IPO 추진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며 "시장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