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웅 강동경희대병원 안과 교수. (사진=강동경희대병원)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건강에 관심이 많아도 눈에 대한 관리는 소홀한 사람들이 많죠. 갑자기 눈앞이 흐릿하게 보여도 그저 노안이나 피로 때문이라 가볍게 여기며 넘기기도 합니다. 노년기 많이 발생하는 망막질환도 초기에는 별다른 통증이나 자각증세가 없지만 방치했다가는 시력저하뿐 아니라 영구적인 시력의 손실까지 이어질 수 있어 조심해야 합니다.
망막=눈에 달린 뇌
망막은 뇌와 같은 신경조직입니다. 쉽게 머릿속 뇌의 일부가 눈 안에 파견 나와 있다고 생각하면 돼요. 뇌에 문제가 생겨 뇌출혈, 뇌경색, 치매가 발생하듯 눈 안의 신경인 망막에도 출혈이 발생하거나 혈관이 막히기도 하고 신경기능을 상실할 수 있습니다. 뇌에 질환이 발생하면 마비가 오고 인지능력이 감소하는 것처럼 망막에 이러한 질환이 오면 시력을 잃게 되죠.
망막에 생기는 질환 중 대표적이 것이 바로 황반변성과 당뇨망막병증입니다.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어 미리 발견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다 병이 상당히 진행되면 시력저하 등 증상이 나타납니다. 한쪽 눈을 가리고 한 눈으로 봤을 때 안 보이는 부위가 있다던가 구부러져 보인다던가 밤눈이 어두워졌다던가 하죠.
노화에 의한 망막질환 황반변성
황반변성은 마치 치매처럼 망막의 중심부에 변성이 생기는 질환입니다. 노화로 발생하며 가장 예민해야할 신경의 중심부에서 더 이상 빛을 보는 일을 못하게 되면서 실명에 이를 수 있습니다.
초기에는 글자나 직선이 흔들리거나 굽어보이고 그림을 볼 때 어느 부분이 지워진 것처럼 보이다가 점점 심해지며 결국 시력을 잃게 됩니다. 다른 망막질환처럼 황반변성도 초기에는 증상이 심각하지 않기 때문에 뒤늦게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경구 비타민제제 복용, 광역학요법(PDT), 항체주사 등의 치료를 통해 시력저하 속도를 늦추거나 멈출 수는 있지만 이미 나빠진 시력을 원래대로 회복시킬 수는 없습니다.
당뇨병의 무서운 합병증 당뇨망막병증
당뇨병은 망막에 이상을 일으키는 또 다른 중요 원인이죠. 망막은 아주 예민하고 얇은 조직이기 때문에 약간의 출혈로도 큰 타격을 받는데, 당뇨병은 망막에 출혈을 유발합니다. 당뇨망막병증도 심하면 실명을 유발할 수 있고요. 당뇨병 환자는 혈당관리를 잘 하더라도 10~20년이 지나면 당뇨망막병증이 생길 수 있어 초기부터 안과 관리도 받아야 합니다.
일단 망막에 출혈이 발생하면 위치가 중요한데, 망막 중심부까지 출혈이 오지 않았다면 레이저나 약물로 치료를 하여 중심부를 보전해 시력을 지킬 수 있습니다. 이미 중심부를 침범한 경우 예후가 좋진 않지만 수술이나 레이저 혹은 약물로 중심부 신경을 살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최근에는 기술 발달과 기계나 약물의 발전으로 시력을 유지할 수 있는 많은 방안이 마련돼 수술의 성공률이 높아졌습니다.
망막 건강하게 지키는 방법
사회가 고령화되고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의 만성질환이 증가하면서 망막질환의 빈도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자, 그럼 이제 주의해야 할 점을 살펴보죠. 먼저 당뇨병 등 만성질환자는 질환조절을 잘 해야 합니다. 당뇨병의 관리가 잘 된다 해도 진단 후 10~15년이 지나면 눈에 합병증이 발생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일찍부터 안과를 찾아 합병증 유무를 확인하고 정기적인 관리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망막의 노화를 방지하려면 되도록 싱싱한 야채와 등 푸른 생선 등 영양관리를 잘 하는 것이 좋다습니. 당근이나 브로콜리, 계란노른자 등도 망막에 좋은 음식물로 알려져 있죠. 이 밖에 햇볕이 강한 날에 외출을 할 때는 선글라스를 사용하는 것을 권합니다. 자외선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망막에 큰 손상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문상웅 강동경희대병원 안과 교수는 "망막질환의 치료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초기단계에서 병을 진단하는 것"이라며 "시력에 약간의 이상이라도 보인다면 우선 관심 있게 지켜보고, 증상이 심해지거나 좋아지지 않는다면 미루지 말고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