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리브엠 나온다"…알뜰폰업계는 기대반 우려반

토스모바일에 이어 신한·농협 등도 알뜰폰시장 눈짓
젊은층 끌어들인 리브엠 효과 기대
경쟁강화로 수익성 악화는 우려 요인

입력 : 2023-01-25 오후 3:13:01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2019년 KB국민은행의 알뜰폰 브랜드 리브엠이 출시된 이후 올해 제2의 리브엠 출시가 잇따라 예고되고 있습니다. 첫 타자는 모바일금융서비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입니다. 신한은행이나 NH농협 등 시중은행들도 금융위원회의 금산분리 제도개선을 앞두고 진출을 엿보고 있습니다. 기존 이동통신3사와 맞먹는 자본력이 있는 금융권의 알뜰폰 진출로 시장이 확대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습니다. 다만 영세한 알뜰폰 업체들은 설 자리가 좁아질 것을 우려합니다. 이통3사 알뜰폰자회사들도 수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경쟁자 확대로 수익성 악화를 걱정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금융권의 알뜰폰시장 진출은 사업자들에게 양날의 검처럼 여겨지고 있습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토스 운영사인 비바리퍼블리카는 알뜰폰 서비스인 토스모바일에 대해 이달 내 사전예약을 받고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입니다. 우선 5종 내외의 요금제를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해 7월 선불 알뜰폰 사업자인 머천드코리아를 인수하며 알뜰폰 사업 진출을 예고한 비바리퍼블리카는 기존에 진행하던 선불폰 사업을 중심으로 매출을 내고, 이후 토스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알뜰폰 이용자를 모집, 후불폰 사업을 확대할 방침입니다. 
 
신한은행, 농협 등 시중 은행들도 알뜰폰 사업 진출을 검토 중입니다. 실제로 신한은행은 지난해 KT(030200)와 진행한 알뜰폰 요금제 프로모션을 올해 6월까지로 연장하는 등 알뜰폰 시장 진출을 적극 모색 중입니다. 이 프로모션은 신한은행 뱅킹앱인 쏠에서 KT망을 쓰는 4개 알뜰폰 사업자에 가입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 플랫폼 사업입니다. 
 
서울의 한 알뜰폰 매장 앞. (사진=연합뉴스)
 
금융권의 알뜰폰 사업은 2019년 금융위가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KB국민은행에 대해 알뜰폰 사업을 허가함에 따라 시작됐습니다. 리브엠은 사업 초기 방탄소년단(BTS) 유심을 출시하고, 무제한 요금제를 반값으로 제공하며 젊은 층 수요를 흡수했습니다. 은행, 카드고객에게 추가 할인혜택을 제공하며 지난해 10월 기준 가입자는 35만명을 넘어섰습니다. 탄탄한 자본을 근간으로 한 마케팅을 통해 최근 소비자 리서치 업체 컨슈머인사이트가 진행한 조사에서 알뜰폰 가운데 가장 높은 만족도(78%)를 기록하는 등 해당 시장에서 입지를 단단히 다진 상태입니다. 
 
토스모바일이나 시중은행의 알뜰폰 진출이 본격 논의되면서 업계는 기대 반, 우려 반인 모습입니다. 이통3사와 유사하게 자본력과 가입자 기반을 가지고 있는 사업자 진출로 알뜰폰 시장 자체가 커질 수 있다는 점은 득이 될 수 있지만, 수익성이 더 낮아질 수 있다는 점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2021년 기준 알뜰폰 전체 매출액은 1조1562억원에 달하지만, 115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실제 이통3사 알뜰폰자회사들도 알뜰폰 자체로는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방송·통신·인터넷 결합상품을 위해 알뜰폰 사업은 필수적 요소로 꼽히긴 합니다. 하지만 저가요금제로 마진이 낮은 상품들이 주를 이루는 데다가 기기판매 수익 비중이 낮고, 매출의 상당부분을 이통3사에 도매대가로 지급하는 까닭에 수익성은 낮습니다. 
 
알뜰폰업계 관계자는 "금융권의 마케팅이 강화되면 수익성 면에서는 더 정체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중소 알뜰폰업체들의 경우 대형 업체들에 쏠림현상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는 "시중 대형은행이 알뜰폰 시장에 진출하면 도매대가 이하 출혈 요금제와 사은품 등 마케팅 경쟁으로 인해 알뜰폰 사업에서 발생한 수익만으로 회사를 유지하는 중소 사업자들이 더는 버틸 수가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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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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