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대장동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출석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강석영 기자]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28일 또다시 검찰에 출석했습니다. 대장동과 위례 신도시 개발 의혹 피의자 신분입니다. 지난 10일 성남FC 의혹 피의자로 검찰 조사를 받은 지 18일 만입니다. 이 대표는 검찰 조사를 “윤석열검사 독재정권의 정적 제거”라고 규정했습니다.
중앙지검 도착한 이재명, 기자에 "왜 떨고 있냐" 여유
이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20분경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해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며 입장했습니다. 조사실로 향하기 전 포토라인에 서서 준비해온 입장문을 꺼내 읽었습니다. 입장을 밝히기 전 마이크를 들고 있는 기자를 향해 “왜 이렇게 떠냐”며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 대표는 “오늘 이곳은 윤석열검사 독재정권이 법치주의를, 헌정 질서를 파괴한 현장이다. 윤석열검사 독재정권이 정적 제거를 위해서 국가권력을 사유화한 최악의 현장”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어 “이제 이 나라가 검사에 의한, 검사를 위한, 검사의 나라가 돼가고 있다. 권력자와 가까우면 어떤 죄도 면해주고, 권력자에 대항하면 사법살인도 마다하지 않는다”며 ‘정치 수사’임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겨울이 아무리 깊고 길다 한들 봄을 이길 수는 없다. 아무리 권력이 크고 강하다 해도 국민을 이길 순 없다”며 “순리와 진실의 힘을 믿는다. 주어진 소명을 피하지 않고 무도한 윤석열검사 독재 정권 폭압에 맞서 당당하게 싸워 이기겠다”고 의지를 다졌습니다. 다만 구체적인 혐의에 대해 “제 입장은 검찰에 제출할 진술서에 다 담았다”며 말을 아꼈습니다.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더불어민주당 주요 당직자들이 이재명 대표를 기다리고 있다.(사진=뉴시스)
이재명 중앙지검 출석 길…친명계 10여명 마중
이 대표는 이날 변호인만 동행해 혼자 출석하겠다고 했지만, 현장에 친명계 의원 10여 명이 함께했습니다. 정청래·박찬대·장경태 최고위원, 천준호 당 대표 비서실장, 박성준 당 대변인, 박범계·김남국·강준현·문정복·양이원영·임오경·전용기 의원 등입니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이 대표가 조사실로 향한 뒤 기자들과 만나 “경제, 민생, 외교, 안보 모든 게 엉망인데 오로지 정적 탄압에만 올인하는 윤석열정부의 검찰 행태를 보면 마음이 참담하다”고 말했습니다.
박 위원은 “1년 4개월 동안 대장동과 관련된 수사를 했지만 번복된 진술을 입증할 만한 어떤 물증과 증거도 제시되지 않고 있다”며 “대장동 일당 5명에 대한 공소장을 살펴봐도 추가적으로 제시된 내용은 거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답은 기소로 정해놓고 형식적인 것만 갖추는 게 아닌가”라고 의문을 표했습니다.
대장동 자금 흐름을 쫓아가면 수사 대상은 이 대표가 아닌 윤석열 대통령이란 주장도 나왔습니다. 박 위원은 부산저축은행이 대장동 자금 흐름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그 부분 수사를 맡았던 분이 윤 대통령 아니었나. 변호했던 사람은 박영수 특검이었다. 그때 왜 덮였는지 국민 앞에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검찰은 이 대표와 별도의 티타임 없이 바로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검찰은 A4용지 100장이 넘는 질문지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 대표는 30장 분량의 서면 진술서를 제출하고 “서면으로 답변을 갈음한다”고 맞설 예정입니다. 조사 종료 시점에 대해 박 위원은 “기소로 답을 정한 형식적인 수사기 때문에 큰 의미는 없다고 생각한다. 오늘 자정 전에 마치고 나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강석영 기자 ks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