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겨울철에 심해지는 이명 증상으로 속앓이를 하는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명 환자는 찬바람에 장시간 귀가 노출되면 주변 근육 경직 및 혈류량 감소로 이명 증상이 빈번하게 나타나기도 하는데요.
이명이란 특정한 질환이 아닌 귀 혹은 머릿속에서 들리는 어떤 소리에 대한 주관적인 느낌을 말합니다. 대개 느끼는 삐~ 하는 고음이나 윙~ 하는 잡음 소리인데, 외부로부터의 소리 자극이 없는 상황에서 소리가 들린다고 느끼는 증상이 흔하죠. 특히, 고음으로 느껴지는 경우가 많고, 들었을 때 유쾌한 소리가 아니기 때문에 오랜 기간 지속적으로 증상이 나타나면 상당한 불편감을 느끼게 됩니다.
메니에르병과 잦은 두통도 연관성 있어
그렇다면 이명의 발생 원인은 무엇일까요? 아쉽게도 아직 이명의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다고 합니다.
송재진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최근 발표된 연구들에 따르면 여러 원인에 의해 나타나는 청력의 변화로 인한 일종의 잘못된 청각인지로 보는 견해가 많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청력에 변화가 나타남에 따라 듣지 못하게 되는 소리가 생기고, 그 부분을 우리 뇌에서 가짜 소리로 채워주면서 듣지 못하게 된 소리를 계속 듣고 있는 것처럼 느끼게 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는데요.
송 교수는 "소리에 대한 경험이 있는데 어떤 원인에 의해 못 듣게 되는 소리가 생기게 되면 그만큼을 뇌에서 잘못된 소리 신호로 만들어 느끼도록 만들어주면서 생기는 증상을 이명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부연했습니다.
송 교수에 따르면 이명은 본인의 시력이 가장 많이 떨어진 주파수의 소리가 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보통 나이가 들면서 고음 쪽 청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 고음 쪽의 소리, 즉 삐~ 하는 소리가 나는 경우가 많은데, 반대로 저음 쪽 청력이 떨어진 경우에는 소라에서 나는 소리와 같은 웅~ 하는 저음의 소리가 느껴진다는 것입니다.
특징적으로 맥박이 뛰는 듯한 소리가 나는 경우를 '박동성 이명'이라고 하는데, 이 경우는 귀 주변 혹은 머릿속 혈관의 문제가 원인인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에는 이명이 지속될 경우 심리적으로 예민해지면서 정서적 불안감이나 우울감이 증가할 수 있고, 집중력 및 인지기능의 저하가 동반된다는 연구 결과가 많이 발표되고 있습니다.
특히 어지럼과 난청, 이명이 같이 동반되는 메니에르병과 잦은 두통도 연관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명 때문에 고생하고 있는 환자들은 이비인후과에 가야하는데요. 대부분의 이명은 난청과 관련이 있다고 합니다. 난청이 아주 경미한 정도만 돼도 이명을 들을 수 있기 때문에 이비인후과 진찰을 통해 청력검사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죠.
주관적인 증상 탓에 정확한 진단 어려워
문제는 이명은 주관적인 증상이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이 어렵다는 것입니다.
우선 기본적인 청력 검사를 하고, 환자가 느끼는 이명을 객관적인 수치로 정량화하는 이명도 검사가 가장 기본적인 검사인데요. 또한, 이명의 크기나 이명으로 인해 괴로운 정도를 보다 세밀하게 평가하기 위해 문진표나 설문지를 이용하게 되는데, 이를 통해 환자가 일상생활에서 얼마나 심리적 불편감을 느끼는지를 간접적으로나마 판단하게 됩니다.
하지만 환자 스스로 본인의 증상에 대해 주관적으로 평가하다 보니 정확한 진단을 하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죠.
조용한 곳에서는 상대적으로 이명을 크게 느끼게 된다고 알려져 이명 환자들에게는 조용한 환경이 좋지 않을 수 있는데요. 또 이명 소리에 집중하면 할수록 이명은 커지기 쉬워 관심 자체를 갖지 않는 것이 이명이 주는 주관적 불편감을 약화시킬 수 있죠.
송 교수는 "과거에는 고칠 수 없는 질병으로 여겨졌지만 많은 연구를 통해 이명은 '좋아질 수 있는 증상'으로 받아들여지기 시작했다"라고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는데요. 청력이 나빠지면 나타나는 증상이다 보니, 난청이 심한 경우에는 보청기 착용이나 수술을 통해 좋아지는 경우가 많죠.
송 교수는 이명에 대해 이해하고 일상생활에서 개선해야 할 요소들에 대한 설명을 듣는 상담 치료인 이명 재훈련 치료도 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습니다.
그 밖에도 뇌를 자극하는 치료나 다양한 약물치료 등을 통해 증상을 개선시킬 수 있다고 합니다.
송 교수는 가장 중요한 점은 이명은 '고칠 수 없는 질병'이 아닌 '좋아질 수 있는 증상'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최근에는 심한 난청과 이명으로 고통 받다가 '인공와우 이식술'이라는 수술을 받은 후 좋은 결과를 보이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일상생활에서 이명 증상 완화 방법은
육체적, 정신적 피로는 이명을 악화시킵니다. 따라서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요.
이명은 실제 귀에서 어떤 소리가 나는 것이 아니라 청력의 변화에 대해서 우리 뇌가 잘못 반응해 만들어내는 잘못된 청각 인지이기 때문에 이명 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무시하고자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송 교수의 조언입니다.
앞서 언급한 이명 재훈련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도 바로 이 점이라고 밝혔는데요. 송 교수는 "증상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증상이 좋아지는 경우가 많으므로 절대 포기하지 않고 치료를 위해 노력하실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습니다.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