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강석영 기자] 야권은 용산 대통령실 이전 과정에 역술인 천공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두고 ‘최순실 사태’가 떠오른다며 진상규명을 촉구했습니다. 여당은 ‘청담동 술자리 가짜뉴스 시즌2’라고 맞섰습니다.
민주당은 2일 국회 국방위원회와 운영위원회를 소집해 진상규명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이같이 말하며 “천공의 국정개입을 낱낱이 밝히고 이를 방치하고 감춰온 대통령실 등 정부 관계자의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날 <뉴스토마토>가 지난해 3월 천공과 김용현 경호처장(당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청와대 이전 티에프 팀장) 그리고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중 한 의원이 용산 한남동 육군 참모총장 공관과 서울사무소를 사전 답사했는데, 이것이 공관 관리관을 통해 남영신 당시 육군참모총장에게 보고됐다고 보도한 데 따른 것입니다.
박 원내대표는 “안보리스크를 가중시키고 서울 시민들의 교통 불편을 초래하고 천문학적인 혈세를 낭비하면서까지 무리하게 대통령실과 관저를 용산으로 이전한 배경에 역술인 천공이 있었다는 방증”이라며 “과연 누가 최종 승인해 역술인이 대통령실 이전이라는 국가사업에 개입했는지 그 실체를 반드시 밝히겠다”고 말했습니다.
김의겸 대변인도 논평에서 “‘천공’의 알리바이를 증명할 CCTV를 공개하라”고 압박했습니다. 김 대변인은 “이번은 그 정황이 생생하고 등장인물이 특정된다는 점에서 그 성격이나 비중이 확연히 다르다”며 “비선과 무속으로 국정농단을 부른 ‘최순실 사태’를 기억하고 계시는 국민이 용납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도 대통령 부부와 특수관계로 보이는 천공의 당시 행적을, 알리바이를 조사해서 공개하는 게 가장 빠른 길”이라며 “고소와 고발로 진실을 덮으려고만 하지 말고, 스스로 의혹을 규명하는 것이 국민의 신뢰를 얻는 방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정의당 역시 “오리발만 내민다고 해명될 수 없다”며 “모든 의혹의 진실을 낱낱이 밝힐 것을 촉구한다”고 했습니다. 김희서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만약 대통령실이 이 의혹이 사실임을 알면서도 지금까지 은폐해 온 것이라면 이는 매우 엄중한 사안”이라며 “대통령실은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해명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국민의힘은 ‘때 지난 가짜뉴스’라고 반박했습니다. 양금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대통령실이 지난해 12월 천공 개입 의혹을 처음 제기한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을 고발했다며 “공당의 원내대표가 또다시 검증되지 않은 언론 보도를 거론하며 진상규명 운운하고 나선 것이다. ‘청담동 술자리 가짜뉴스 시즌2’를 시작이라도 하려는 것인가”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국정을 흔들고 이재명 대표 방탄막이용 물타기를 위한 저열한 의도”라고 주장했습니다.
대통령실은 해당 의혹을 부인하며 박 원내대표에 대한 고발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대통령실은 지난해 12월 같은 의혹을 제기한 김 전 의원과 방송인 김어준씨를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습니다.
강석영 기자 ks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