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민주당 의원이 6일 오후 열린 국회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게 질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김광연·박주용·장윤서 기자] 여야가 6일 대정부질문에서 현안을 놓고 극명한 시각차를 드러냈습니다. 민주당은 '천공·이상민 탄핵·이태원참사' 책임을 놓고 맹폭을 가한 반면, 국민의힘은 정부를 엄호하면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 부각으로 맞섰습니다.
'천공' 관저 의혹 집중 거론한 민주당
민주당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역술인 '천공'의 윤석열 대통령 관저 개입 의혹을 집중 거론했습니다. 먼저 천공의 관저 개입 의혹을 꺼낸 건 홍영표 민주당 의원이었습니다. 홍 의원은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반복해서 나오는 '천공 개입설'이 진실이라면 정권의 존립을 흔드는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홍 의원에 이어 민주당에서 두 번째 질의자로 나선 정청래 의원도 '천공 의혹'을 국정농단급 의혹으로 규정했습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정 의원이 천공 의혹에 대한 사실 여부를 물었지만 이를 적극 부인했는데요. 이 장관은 "정 의원이 말한 내용에 나오는 관련자들이 전부 다 (이번 의혹을) 사실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이에 정 의원은 "'최순실 국정농단'의 냄새가 난다"고 지적했고, 이 장관은 "그렇지 않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서초동 사저에서 한남동 대통령 관저로 이사를 마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1월8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서 차량을 이용해 외부 비공개 일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앞서 지난 2일 본지는 지난해 3월경 천공, 김용현 대통령 경호처장(당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청와대 이전 TF팀장), 윤핵관인 A 의원이 용산 한남동 육군참모총장 공관과 서울사무소를 사전 답사했는데, 이것이 공관 관리관을 통해 남영신 당시 육군참모총장에게 보고됐다고 보도했습니다. 남영신 전 총장은 이 사실을 부승찬 당시 국방부 대변인에게 털어놨으며, 부 전 대변인은 다른 경로를 통해서도 재확인했다고 본지에 증언했습니다.
'이상민 탄핵'부터 '김건희 특검'까지
민주당은 이날 야권 단독으로 발의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소추안에 대해서도 정당성을 부여했습니다. 홍 의원은 "윤석열정부는 책임을 안 진다. 159명이 시내 한복판에서 희생됐는데 책임자가 누구인가"라며 "이 장관과 문제의 인사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윤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자유를 35번이나 언급하고도 이태원참사 유가족들에게 진정한 사과를 하지 않는다고 꼬집었습니다. 홍 의원은 "청년들이 이태원 참사로 희생됐는데 사과는 없고 (책임자) 문책을 안 하는 게 윤석열식 자유인가"라고 꼬집었습니다.
정 의원이 "탄핵안이 제출됐는데 어떤 심정이냐"고 묻자 이 장관은 "나중에 자세히 말씀드리겠다"고 말을 아꼈습니다. 정 의원이 "72시간 후 집에 가야 하는데 뭐 하실 생각이냐"고 비꼬자 이 장관은 "그런 말씀에 답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습니다.
한동훈(왼쪽) 법무부 장관이 6일 국회 본회의에서 열린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 의원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주가조작 의혹을 받는 김건희 여사 수사를 놓고 신경전을 벌였습니다. 정 의원이 "김건희 주가조작 수사를 안 하느냐"고 따지자 한 장관은 "그 부분은 지난 정부에서 민주당이 고발한 것으로, 민주당이 선택한 수사팀이 집중 수사했다. 그때 왜 기소 안 했나"라고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궁지 몰린 국민의힘, '이재명 방탄' 집중포화
이 대표 사법리스크와 관련해서도 여야 의견이 갈렸습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혐의가 있다고 주장한 반면 민주당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시 '체포영장을 발부해 강제수사하라'는 이 대표 발언을 언급하며 "발언대로 이 대표를 당대표로 예우하지 말고, 체포영장을 발부해 강제수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한 장관은 "법에 따라 검찰이 공정히 수사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태 의원은 대북 송금 의혹을 거론하며 "북한이 유력한 민주당 대선주자였던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 측을 포섭해 문재인정부 이후에도 대한민국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정치공작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민주당은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정 의원은 "태 의원이 택도 없는 소리를 많이 했는데 남한으로 온 지가 꽤 됐는데 부적응자 같다"며 "특히 지리에 어두운 것 같다. 대북 송금 의혹은 이 대표와 아무 관계가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북한 무인기 영공 침해 사태'에 대해서는 국민의힘도 군의 재발방지책 마련 등을 요구했습니다.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은 "군은 부실 대응을 인정하고 허점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서울은 불과 휴전선에서 약 40㎞로 수도권 안전을 생각하면 신속한 탐지와 더불어 주거 밀집 지역 진입 전에 무인기를 격추하는 게 무인기 대응의 중요한 과제"라고 지적했습니다.
김광연·박주용·장윤서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