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유진 기자] 정부가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작업을 향한 상생 카드를 주문하고 있지만 노동 개혁 핵심 과제인 임금체계 개편은 녹록지 않을 전망입니다.
연공(여러 해 일한 공로)형 호봉제를 직무·성과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입장이나 대기업에 비해 중소기업·비정규직 근로자 격차는 풀어야할 과제입니다.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현실화를 위한 근본적인 문제를 다루지 않을 경우 임금 문제는 공수표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작업의 첫 걸음으로 6일 조선업 현장을 방문했습니다. 상생협의체는 이달 중 '조선업 상생협약'을 체결할 예정입니다. 조선업의 원하청 상생협력 모델을 통해 다른 산업·업종으로 확산시키겠다는 복안입니다.
하지만 '동일 가치 노동 동일 임금' 구현을 위한 해법을 쉽사리 풀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한상진 민주노총 대변인은 "노동시장 이중구조라는 용어 자체가 임금 격차를 노동자만의 문제로 협소하게 보이게끔 한다"며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현실화 하기 위해서는 비정규직을 없애야 한다"며 "상생임금협의회에서 이처럼 근본적인 문제를 다루지 않으면 자칫 정부의 임금 계약을 가이드하는 들러리 역할에 그칠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노동 관련 기관에서 다년간 임금을 연구한 한 전문가는 "위원회 하나로 인해 임금 구조가 획기적으로 바뀐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정부가 노동시장 이중구조 타파를 주요 아젠다로 생각한다는 의지 표현으로 보는 것이 적합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7개 부처가 참여하고있으니 좋은 의제를 발굴해 여러 부처가 힘을 합쳐야 공수표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습니다.
윤상철 한신대 사회학과 교수는 "고용과 임금 문제는 기업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국가에만 역할을 떠넘기기엔 한계가 분명할 것"이라며 "유사한 기구들이 대기업과 중소기업 등 노동시장에서의 임금 격차를 줄이기 위해 등장했지만 실질적으로 결실을 맺은 곳은 많지 않았다. 여러 주체들이 협의해야 가능한데 우리나라의 현실을 고려하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정식 장관은 "노동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이중구조 개선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며 "첫걸음으로 조선업에서 상생협약 체결, 업무·숙련도를 반영한 임금체계 개편 등을 통해 하청 임금을 인상해 격차를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6일 울산 현대중공업 아산홀에서 김두겸 울산시장, 권명호 국민의힘 의원, 이상균 현대중공업 대표, 김형관 현대미포조선 대표, 이무덕 동형ENG 대표, 전영길 대영전력 대표 등과 조선업 원하청 간담회를 진행했습니다. 사진은 직장인들. (사진=뉴시스)
세종=김유진 기자 yu@etomato.com